(초고) 과제-08 기말과제 초고 작성하기 007-01 이은우
제목: 정치체제와 경제발전의 인과성 논의 – 권위주의의 비민주성을 중심으로
서론
사회진화론적 관점에서 민주주의는 정치체제 발전의 종착지이며 대다수는 민주주의가 보편타당한 것임에 동의한다. 이때 민주주의는 인민주권이라는 본래의 의미보다는 자유주의의 의미에 가깝다. 권위주의는 민주주의와 상호 포괄적 관계이지만[^1], 자유주의와는 상호 배타적 관계이므로 결국 권위주의는 실패한 체제로 여긴다. 권위주의 국가, 특히 동남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서 정책 집행의 효율성으로 유의미한 경제 발전을 이룬 사례는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가 ‘덜 진화한’ 체제라는 인식의 이유는 권위주의가 장기적인 경제 발전을 이끈 경험적 사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위 글의 핵심 쟁점은 권위주의의 비민주성이 장기적인 경제 발전에 있어 민주주의에 대해 우위를 가지느냐는 것이다. 본고는 권위주의의 비민주성에 집중하여 어떻게 권위주의가 절차적 정당성 없이 장기적 통치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느냐는 난제에 도전하여 권위주의를 긍정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학계에서는 이에 대한 논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민주주의는 불문율에 가깝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연한 것은 없다. 2020년대에 들어서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고 있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이 금년 1월에 실시한 조사(손열 외 2025)에서 20대 남성의 62.6%만이 “민주주의가 다른 어떤 제도보다 낫다”라고 답하였으며 이는 8년 전 조사와 비교했을 때 21.7%p가 감소한 수치이다.[^2] 이러한 변화는 범국가적인 현상이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금년 1월부터 4월까지 실시한 조사(에서 64%가 민주주의의 작동에 불만을 표시했다.1 물론 민주주의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평판으로 민주주의의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현재 민주주의는 중우정치, 정치적 양극화 등 분명한 결함을 보이고 있으며 상황의 개선을 위해서는 형식적인 논쟁이 아닌 다각도의 논쟁이 필요한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목적에서 필자는 학계에서 기피되어온 논제에 의도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권위주의가 경제 발전의 장기 지속력 측면에서 민주주의보다 우월하다는 것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장기적인 경제 발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요구되는 조건으로 비민주성을 검토할 것이다. (1) 우선 권위주의의 비민주성은 정책의 효율성, 연속성 면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구조적 우위를 가짐을 논증한다. (2) 그 다음 비민주성에 의한 경제 성장이 민주주의보다 강한 장기 지속력을 가능하게 한다. 이 때 민주주의와의 질적 비교를 위해 정당성에 대한 논의를 사용한다. (3) 마지막으로 단기적인 고속 경제 발전에 의한 강한 장기 지속력이 장기적인 경제 발전을 이끄므로 권위주의는 민주주의에 대해 우위를 가짐을 논증한다. 한편 권위주의와 독재정치의 차이가 불분명하고 권력이 통치자 개인에게 집중될 경우 그 개인에 의해 국가의 존망이 결정되며, 이는 장기 지속력을 파훼할 것이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둘은 통치 권력을 가지는 집단 규모와 추구하는 정당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른 개념임을 설명함으로써 위의 반론을 해결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독재정치와 달리 견제가 존재함을 보충함으로써 권위주의의 경제적 우월성을 도출하고 그 함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본론
권위주의의 비민주성은 정책의 효율성, 연속성 면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구조적 우위를 가진다.
권위주의의 정의
권위주의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후안 J. 린츠는 몇 차례의 저서에 걸쳐 다음과 같이 권위주의 체제를 정의한 바 있다. 첫째, 권위주의 정권은 권력을 견고히 하기 위해서 입법부와 정당, 그리고 대중의 정치적 활동을 통제한다.[^4] 둘째, 권력의 승계는 선거 외의 수단 혹은 형식상의 선거를 통해 비선출적으로 이루어진다.[^5] 1939년부터 1975년까지 스페인에 자리잡은 프랑코체제가 이에 해당한다. 당시 운동 국가 협의회(Movimiento Nacional)를 제외한 모든 조직의 활동을 제한되었고, 의회 코르테스는 의결 기능을 상실한 채 자문기구로서만 존재하였다.[^6] 프란시스코 프랑코는 1947년 국민투표로 국가 승계법을 가결하여 스페인을 왕국으로 만든 다음 국가 원수직을 맡아 스스로에게 종신 통치 권한을 부여하였다. 또한 그는 스스로 후계자를 지명할 수 있었고 실제로 1969년 후안 카를로스 왕자를 공식 후계자로 지명하였다.[^7] 필자는 이러한 분석을 수용하여 권위주의의 필요조건을 비민주성(권력의 비선출), 행정부 견제의 부재, 대중의 정치 참여 제한(절차적 합의 부재)로 정리하였다.
권위주의가 유리한 이유
권위주의는 이러한 조건을 기반으로 경제 발전 정책 집행에 있어 민주주의에 대한 우위를 점한다. 첫째, 신속한 정책 집행으로 효율성을 가진다. 권위주의 정권은 행정부의 권력을 견제하는 입법부, 사법부, 정당, 시민사회가 부재하기 때문에 절차적 합의를 위해 이들과 협상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민주주의보다 정책 결정 과정이 단순하다. 또한 행정부 내에서도 상명하복 구조가 명확하기 때문에 관료들의 역량을 동원하여 수월하게 정책을 실행할 수 있다. 둘째, 일관된 정책 집행으로 연속성을 가진다. 권위주의는 선거를 통한 정권의 교체나 당파 경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장기 경제 발전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다. 특히 권력이 비민주적으로 승계되므로 여론에 구속되지 않고 경제 발전에 필요한 정책들을 집행할 수도 있다.
민주주의가 불리한 이유
민주주의는 경제 발전에 있어서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첫째, 절차적 합의 때문에 단기 고속 경제 발전에 불리하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정치적 개입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이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여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정책을 결정, 실행하는 것은 복잡해진다. 때로는 수단과 목적이 전도되어서 경제 발전에 최적화된 정책이 절차적 합의에 의해 변질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이 심해질수록 악화된다. 둘째, 정권 교체 때문에 장기 경제 발전에 불리하다. 우선 개혁이 불가하다. 민주주의의 선출 정치인들은 그들의 임기 기간 내에 그들에게 우호적인 결과가 드러나는 단편적인 성과를 선호한다. 즉, 장기 경제 발전에 필수적이지만 유권자 집단이 반대할만한 개혁은 집행이 불가능하다. 또한 연속성이 부재한다. 규칙적인 정권 교체는 경제 발전 정책의 일관성을 없앤다. 당파적인 이유로 이전 혹은 다음 정권과의 협력이 필요한 경제 발전 정책을 거부한다.
이러한 이유로 권위주의는 민주주의보다 단기 고속, 장기 저속 경제 발전에 용이하고 이러한 경제 성장의 성과를 내는 것에 유리하다. 실제로 동남아시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는 국민의 안정과 질서를 다지고 정치적,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대신 권위주의를 택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 흔하다.[^8]
비민주성에 의한 경제 성장이 민주주의보다 강한 장기 지속력을 가능하게 한다.
다만 그러한 주장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민주주의로 체제를 바꾸는 것이 옳다고 이야기한다. 권위주의 체제는 부패의 가능성과 대중에 대한 억압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불안정하다는 것이 그 근거이다. 필자는 그러한 주장에 반대하여 비민주성에 의한 경제 성장이 민주주의보다 강한 지속력[^9]을 가능하게 함을 논증하고자 한다.
정당성의 정의
우선 정당성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필자는 Gerschewski가 제시한 포괄적 의미의 정당성을 사용하였다. 그에 의하면 정당성(legitimacy)은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권위주의를 포함한 모든 통치가 요구하는 필수적인 특징이다.
Legitimacy in autocracies is neither oxymoron nor simply borrowed from democratic theory; rather it is an essential feature of authoritarian rule, even if it takes different forms than in democratic regimes.[^10] 또한 비민주성을 가지는 권위주의 정권은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하지만, 대신 성과(결과) 혹은 사상(전통)을 통해 다른 형태의 정당성을 창조한다. Although non-democracies lack the procedural legitimacy of liberal democracies, they attempt to justify their rule by performance, ideology or tradition. In other words, autocrats do not rely solely on input legitimacy (procedures) but on output legitimacy (performance) and ideological legitimation.”[^11]
포괄적 의미의 정당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막스 베버가 제시한 세 가지 형태의 권위에 주목해야 한다. 첫 번째 권위는 법적/합리적 권위이다. 이는 법 그 자체, 혹은 법에 의해 부여된 직위가 가지는 권위이다. 유능한 개인은 누구나 직위를 부여받을 수 있으며 그렇게 선출된 통치자는 모든 피통치자가 동의하는 법을 기반으로 권력을 행사한다는 대중의 믿음이다.[^12] 절차적 정당성은 바로 이 법적/합리적 권위를 원형으로 둔다. 두 번째 권위는 카리스마적 권위이다. 이는 국가 성장의 전략을 제시하고 개인의 능력을 입증한 통치자에게 피통치자가 부여하는 권위이다. 통치자가 경제 성장을 이끌고 피통치자가 이에 대한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대중의 믿음이다.[^13] 이 카리스마적 권위에서 비롯된 것이 성과(결과)정당성이다. 세 번째 권위는 전통적 권위이다. 통치자가 국가 성장 그 이상의 궁극적 목표를 수행한다는 대중의 믿음으로, 조선의 이씨 왕조나 고대 로마의 율리우스 가문처럼 세습적 특징을 가진다.[^14] 전통적 권위로부터 사상(전통) 정당성이 비롯되었다.
정당성의 차이가 지속력의 차이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민주주의는 절차적 정당성을, 권위주의는 성과(결과) 정당성을 고수한다. 민주주의 진영에서도 성과(결과) 정당성이 발생할 수 있고, 권위주의 진영에서도 절차적 정당성이 발생할 수는 있으나 각 체제에서 우선시하는 가치는 그러하다. 각 정당성의 특징의 차이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지속력의 차이로 이어진다. 민주주의는 권력의 견제와 공정한 선출, 제도적 균형을 통한 절차적 적당성에 의존한다. 이러한 정당성은 갈등을 제도화하고 대중에게 정치적 효능감을 줌으로써 사회적 안정을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종류의 안정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 절차적 정당성을 고수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사회적 갈등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절차적 정당성의 핵심은 사회적 갈등으 조정하는 것임을 고려하였을 때, 갈등 없이는 절차적 정당성이 성립할 수 없다고도 표현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절차적 정당성을 가지더라도 이해관계자들의 충돌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안정 유지에 있어서 제한적이다. 반면 권위주의는 갈등을 제도화할 필요가 없으며 대중은 정치적 효능감을 요구하지 않는다. 권위주의가 의존하는 성과(결과) 정당성은 경제 발전, 치안 및 보안 유지, 그리고 이에 대한 대중의 수혜에 기반한다. 즉, 비민주성을 통해 효율적이고 일관되게 경제 발전을 이루어내면 대중은 경제의 발전을 체감할 것이고, 이에 의한 성과(결과) 정당성은 사회적 안정을 발생시킨다. 특히 경제 침체나 안보 위기 등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할 때 이러한 차이는 더욱 극명해진다. 민주주의는 정치적 합의 과정을 거치느라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없고, 해결이 늦어질수록 사회적 갈등은 악화된다. 반면 권위주의는 오로지 상황의 개선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신속한 해결을 통해 사회적 안정을 이루어낸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은 일정 수준의 사회적 안정을 확보하지만 이는 간접적이고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반면 권위주의의 성과(결과) 정당성은 사회 발전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강력한 사회적 안정을 구축한다. 또한 성과(결과) 정당성은 대중이 통치자에게 부여하는 것이며 이는 대중이 억압을 느끼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적 안정을 통해 민주주의보다 강한 장기 지속력을 가진다.
단기적인 고속 경제 발전에 의한 강한 장기 지속력이 장기적인 경제 발전을 이끄므로 권위주의는 민주주의에 대해 우위를 가진다.
그렇게 얻게 된 강한 장기 지속력은 장기 경제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때 체제의 지속력은 단순히 통치자의 임기가 길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제 발전의 수혜를 받은 대중이 리더로서의 통치자의 자질을 인정한 덕분에 통치자가 그 권력을 유지하는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 이러한 지속력의 핵심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사회를 만듦으로써 그 결과로 첫째, 장기적인 자금 조달, 둘째, 숙련된 관료 집단을 낳는 것이다.
지속력의 차이가 장기 경제 발전의 차이로
첫째, 장기적인 자금 조달은 관료 집단 외부의 기업에 관한 것이다. 권위주의 체제에서 정부는 기업의 경영진이나 대주주와 정치적 연계(political connectedness)를 가진다. 기업은 이러한 연계 속에서 국가 포획(state capture)-민간 행위자가 권력을 행사하여 정부의 정책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형성하는 것-을 통해 이득을 본다.[^15] 다만 정부가 기업의 자금을 받기 위해 기업이 계약에 승낙할만한 조건으로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며 기업이 국가의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아님에 유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권위주의적 정경 연계에서 정부는 어떻게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으며 기업은 어떻게 사적 이익을 창출하는 것일까? 우선 정부는 국가 성장에 동원되어야 할 기업 혹은 산업 분야에 대한 조건부 지원을 실시한다. 기업은 그 조건으로 국채 등의 수단으로 국가에게 자금을 조달한다. 이를 통해 자원 접근권[^16]이나 조세, 관세 등 재정적인 혜택[^17]을 받는다. 또한 기업은 이러한 혜택을 지속적으로 받기 위해 조건과 계약을 유지하면서 정치적 연계 속에서 사익을 창출하게 된다. 주목해야할 점은, 이러한 협력이 지속될 수 있는 이유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할 시 기업이 부담해야 할 부정적 인센티브도 있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일관된 정부가 예측 가능하다는 믿음도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즉, 자금 조달이라는 조건만 성립하면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은 경로로 지속적인 혜택을 수혜할 것이라는 믿음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이로써 권위주의적 정권은 장기적인 경제 발전 정책을 위한 자금 조달을 가능케 한다. 둘째, 숙련된 관료 집단의 양적 제고는 관료 집단 내부의 엘리트에 관한 것이다. 정권 교체가 빈번하지 않아 인사조직이 장기간 유지되므로 관료들은 동일한 분야에서 장기간 근속하고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한다.[^18] 이러한 엘리트 집단은 정책 집행의 효율성과 일관성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통치자 개인은 유권자 확보를 위해 당파 경쟁을 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경제 발전 정책에 집중할 수 있다.
조심해야 하는 부분
유의할 점은 이러한 기대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단순히 권력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의 포용적인 경제 체제의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권위주의의 두 번째 특징, 행정부 견제의 부재로 정치적 다원주의를 거부하기 때문에 정치적 자유와 경쟁을 인정하는 완전한 포용적 경제 체제는 불가하다. 그러나 다음과 같이 부분적으로 포용적 경제 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가능하다. 우선 시장 경쟁을 부분적으로 허용함으로써 경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보건 영역에 투자함으로써 인적 자본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 안정과 세수 확보를 위해 창업을 장려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거나 노동력 참여를 확대하는 등 경제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부분적 포용적 경제 체제의 목적은 경제 발전을 뒷받침함으로써 성과(결과) 정당성에 견고히 하기 위함이다. 특히 경제 성장률, 고용률, 생활 수준 등의 지표에서 대중이 경제 발전을 체감하여야 정당성이 더욱 견고해진다. 또한 통상적인 폐쇄적 경제 체제가 그러하듯 부가 소수의 엘리트 집단에게만 집중되는 것은 국가 발전이라는 권위주의의 핵심에도 맞지 않다. 특히 폐쇄적 경제 체제에서는 노동자에 대한 억압이 빈번한데, 그러한 취약계층의 반란이 심할 경우 성과 정당성을 통한 장기 지속력이 파괴될 수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장기 경제 성장도 불가하며 앞서 이야기한 두 가지의 효과를 누릴 수 없다
결론
본론에서는 비민주성이 경제 성장에 유리함을 보이고 그 경제 성장은 권위주의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점, 또한 그러한 정당성을 통해 체제는 장기 지속력을 가진다는 점을 근거로 장기 경제 발전에 있어서 권위주의가 민주주의보다 유리하다는 점을 논증하였다. 추가적으로 권위주의의 비민주성은 결국 통치자 개인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므로 통치자 개인의 역량에 국가 발전 정책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반론을 고려하였다. 정치적 리스크가 없어서 권력의 견제가 부패하면 대중의 저항에 의해 장기 지속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는 반론 또한 가능하다. 그러한 이러한 반론은 권위주의의 제도화된 체계가 독재정치와 다름을 밝힘으로써 해소되었다. 권위주의는 독재정치가 아니다. 권위주의는 통치자와 관료 중심의 합리적인 제도를 통해 정당성을 이끌어냄으로써 장기 경제 성장에 성공한다. 이 제도는 통치자 개인에 대한 숭배를 강요(독재정치의 이데올로기적 정당성)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능력주의에 기반한 관료제로, 국가 성장을 위한 선별적, 제도적 통제를 통해 통치자의 독재를 견제한다. 즉, 엘리트 집단 그 자체에 대한 견제가 없을 뿐, 통치자에 대한 견제는 존재한다. 따라서 비민주성은 제도화된 엘리트 통치를 통해 독재를 피하고 장기 지속력을 가질 수 있다. 다만 이 글은 권위주의가 절대적으로 옳은 체제임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경제 발전에 있어서의 이론적인 영역에 한한 논증일 뿐 그 외의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현실 세계는 이론적 논의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도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권이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이러한 논의는 그간 그 자체로 언급되기보다는 소위 ‘실패한’ 체제의 원인으로서만 부분적으로 등장하였던 권위주의에 중점을 둠으로써 기존의 논의와 차별점이 있다. 따라서 본고의 관점이 고정된 정답이 없는 정치의 영역에서 민주주의의 무결성을 맹신하는 현 상황을 타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1] : 예를 들어, 다수의 횡포는 민주주의의 다수결 원칙을 존중하면소 동시에 다원성을 거부하는 권위주의의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는 결합될 수 있으므로 상호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다.
[^2] : 손열, 송채린. “2025 정치 양극화 인식조사 결과 발표,” 동아시아연구원(EAI), 2025. 1. 20, https://www.eai.or.kr/press/press_01_view.php?no=9815.
[^4] : 후안 J. 린츠, 권위주의 정권 : 스페인 (헬싱키: 베스터마크학회, 1964), 294.
[^5] : 린츠, “권위주의 정권,” 295.
[^6] : 린츠, “권위주의 정권,” 318.
[^7] : 린츠, “권위주의 정권,” 320.
[^8] : Feixuan Li, Strengths, Weaknesses and Trends of Authoritarianism in East Asia (Clausius Scientific Press, 2023), 64.
[^9] : 체제의 안정성, 체제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고 내부적 위기를 극복하며 국가의 목표를 장기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
[^10] : Johannes Gerschewski, “Legitimacy in Autocracies: Oxymoron or Essential Feature?,” Perspectives on Politics 16, no. 3 (September 2018): 652.
[^11] : Gerschewski, “Legitimacy in Autocracies,” 656.
[^12] : 막스 베버, 박성환 역, 『경제와 사회 1』 (서울: 문학과지성사, 2003), 127.
[^13] : 베버, 『경제와 사회 1』, 128.
[^14] : 베버, 『경제와 사회 1』, 131.
[^15] : Andreas Fiebelkorn, State Capture Analysis: How to Quantitatively Analyze the Regulatory Abuse by Business-State Relationships (Washington, DC: World Bank, 2019), 5.
[^16] : Fiebelkorn, State Capture Analysis, 13-14
[^17] : Fiebelkorn, State Capture Analysis, 16-17
[^18] : Chalmers Johnson, MITI and the Japanese Miracle: The Growth of Industrial Policy, 1925–1975 (Stanford, CA: Stanford University Press, 1982), 48.
참고문헌
외국 문헌
Fiebelkorn, Andreas. State Capture Analysis: How to Quantitatively Analyze the Regulatory Abuse by Business-State Relationships. Washington, DC: World Bank, 2019.
Gerschewski, Johannes. “Legitimacy in Autocracies: Oxymoron or Essential Feature?.” Perspectives on Politics 16, no. 3 (September 2018): 652–665.
Johnson, Chalmers. MITI and the Japanese Miracle: The Growth of Industrial Policy, 1925–1975. Stanford, CA: Stanford University Press, 1982.
Li, Feixuan, Strengths, Weaknesses and Trends of Authoritarianism in East Asia. Clausius Scientific Press, 2023
린츠, 후안 J., 권위주의 정권 : 스페인. 헬싱키: 베스터마크학회, .
베버, 막스. 박성환 역. 경제와 사회 1. 서울: 문학과지성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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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Wike, Janell Fetterolf, and Jonathan Schulman, “Dissatisfaction with Democracy Remains Widespread in Many Nations,” Pew Research Center, 2025. 6. 30, https://www.pewresearch.org/short-reads/2025/06/30/dissatisfaction-with-democracy-remains-widespread-in-many-natio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