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02 단문 연습 007-11 윤세현
단문
로크의 사유재산 정당화 논증에서 문제가 되는 지점 중 하나는 전유가 정당화되기 위해 얼마만큼의 노동이 필요한지 모호하다는 점이다. 이 모호함을 해소하기 위해선, 자연에 공유된 대상을 단순히 접촉하는 수준을 넘어 그것을 유용한 대상으로 전환할 수 있을 정도의 노동을 해야만 전유가 가능하다는 조건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전유의 목적은 자연물을 인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으며, 이 목적에 미치지 못하는 노동은 전유의 정당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전유가 단순한 ‘소유 선언’이나 ‘형식적인 노력’에 의해 성립한다면, 누구든 미미한 행위만으로 방대한 자원을 전유할 수 있게 되어 자연의 균형을 해치게 된다. 예를 들어, 자라고 있는 나무에 단 한 번 물을 주는 행위도 노동이라 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훗날 그 나무에서 열릴 사과에 대해 모든 사적 재산권을 주장할 수는 없다. 사과를 직접 채집하고 섭취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야 비로소 사과가 인간에게 실질적인 유용성을 갖게 된다. 따라서 단순히 노동이 가해졌다고 해서 자연물로부터 분리된 것으로 간주할 수 없으며, 일정 이상의 노동력 투입을 통해 그것이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상태가 되었을 때에야 전유의 정당성이 성립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노동의 흔적이 남았다는 사실보다 그 노동이 자연물을 인간에게 의미 있는 자원으로 전환시켰는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