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과제-04 5-6단락 논증에세이 007-25 이병현
제목: 대리모 계약은 아동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가?
I. 서론
아동의 권리와 복리는 단순한 법적 선언이나 보호 의무만으로는 충분히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아동은 스스로 중요한 결정에 참여하거나 동의할 수 없는 가장 취약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아동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 과정에서 그 권리와 복리가 충분히 고려되어야 비로소 실질적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상업적 대리모 계약과 같은 생식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권리 보장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한다. 특히 상업적 대리모 계약은 의뢰인과 대리모라는 성인 당사자 간의 합의와 욕구를 중심으로 아동의 출생과 초기 환경을 구조화하며, 아동 권리의 고려는 계약 과정에서 부차적이거나 배제된 상태로 남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핵심 딜레마는, 아동 권리가 출생 이후 안정적 양육 환경으로 보장될 수 있는가, 아니면 결정 과정과 계약 자체에서부터 규범적으로 고려가 전제되어야 하는지이다. 이에 대해 Emily Brooke M.(2020)은 상업적 대리모 계약이 본질적으로 성인 간 거래이며, 그 결과물인 아동은 계약 과정에 참여하거나 동의할 수 없는 가장 취약한 당사자로 남는다고 주장한다. 계약 과정에서 아동 권리와 복리는 성인들의 경제적·생식적 욕구에 따라 결정되며, 아동의 삶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 충분한 고려 없이 이루어지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반면, Anderson(1990)은 아동 권리가 주로 출생 이후 안정적 양육 환경에서 보장될 수 있으며, 대리모 계약 자체가 권리 침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반론한다. 본 논문은 이 대립 속에서 Emily Brooke M.의 입장을 옹호하며, 상업적 대리모 계약이 아동 권리를 성인의 욕구에 종속시키는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나의 논변은 아동 권리가 결정 과정의 구조적 조건에 의존하며, 상업적 대리모 계약이 이러한 조건을 배제·종속시키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아동 권리 실현을 근본적으로 제한한다는 대표적인 두 가지 논거에 토대하고 있다. 이를 보이기 위해 다음 본론에서는, 먼저 아동 권리가 결정 과정에 규범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이유를 논증하고, 다음으로 대리모 계약이 권리 고려를 배제·종속시키는 구조적 특성을 설명하며, 이어서 이에 대한 반론과 재반박을 통해 위 논제를 정당화할 것이다.
II. 본론
1. 아동 권리는 결정 과정의 선행적 정당성에 의존한다
아동 권리는 성인의 동정이나 사후적 보호 의무에 기대어 실현될 수 없으며, 아동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 과정의 구조적 정당성에 의존한다. 특히 아동은 스스로 결정에 참여하거나 자신의 이해를 대변할 수 없으므로, 아동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선택이 아동의 삶에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우선적이고 의무적으로 고려하는 규범적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선행적 정당성이 필수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은 돌이킬 수 없는 영구적인 것이다. 출생 시의 결정은 아동의 법적 지위, 정체성, 초기 환경 등을 불가역적으로 결정하므로, 사후적인 조치만으로는 이미 발생한 근본적 권리 침해를 회복할 수 없다. 둘째, ‘최선의 이익’ 원칙(UNCRC 제3조)은 아동의 복리가 성인의 욕구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아동의 복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요구한다. 만약 결정 과정에서 아동의 이해가 성인의 이해와 동등하거나 부차적인 위치에 놓인다면, 아동의 권리는 겉으로만 존재할 뿐 실질적인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아동의 권리 실현은 중요한 결정이 성인들의 이해관계를 넘어 아동의 이해를 의무적으로 우선하는 구조적 조건이 갖춰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
2. 상업적 대리모 계약은 아동의 권리를 구조적으로 종속시킨다
상업적 대리모 계약이 아동 권리를 제한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그것이 본질적으로 성인들의 경제적·생식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거래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계약의 목적은 ‘대리모의 경제적 이익’과 ‘의뢰인의 아이를 갖고자 하는 욕구’이며, 이 과정에서 아동은 계약의 주체로 고려되지 못하고 단지 계약의 결과물인 상품처럼 취급된다. 이런 거래 구조는 아동 권리를 다음과 같이 구조적으로 종속시킨다. 대리모 계약은 아동의 출생을 성인의 합의와 재화의 교환으로 구성함으로써, 출생 시 최선의 이익을 고려받을 권리를 성인의 계약의 자유 아래 위치시킨다. 이로 인해 아동의 권리는 독립적으로 존중되지 못하고, 어른들의 욕구와 합의에 따라 부차적으로만 다뤄지게 된다. Emily Brooke M.이 지적했듯이, 성인의 욕구가 계약의 동력이 되는 한, 아동의 권리가 규범적 우선성을 확보하기는 근본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상업적 대리모 계약은 아동 권리의 규범적 조건을 배제하면서, 동시에 권리의 지위를 성인의 욕구에 종속시키는 편향적 구조라 할 수 있다.
3. 반론: 아동의 권리는 계약 구조가 아니라 양육 환경에서 보장된다
일부 학자들은 상업적 대리모 계약이 아동의 권리를 훼손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Anderson은 아동의 복리와 권리는 계약 체결 단계보다 아동이 성장하는 실제 양육 환경에서 주로 결정된다고 본다. 대리모 계약은 아동에게 양육자가 생길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일 뿐이며, 아동은 이후에 안정적이고 책임 있는 양육 환경 속에서 충분히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입장은 아동 권리의 실현 조건을 계약 구조가 아니라 양육자의 돌봄 능력과 사회적 제도에 두기에, 상업적 대리모 계약 자체가 규범적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이들은 Emily Brooke M.의 주장이 대리모 계약으로 태어난 아동이 필연적으로 불행한 환경에 놓일 것이라는 결과론적 예측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한계를 갖는다고 비판한다. 즉, 아동 권리 침해 여부는 계약 과정의 구조적 결함보다, 계약 이후 사회·법적 제도가 아동에게 어떤 환경을 보장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4. 재반박: 아동 권리는 출생 과정 속에서 규범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아동 권리가 결정 과정 자체에서 선행적으로 형성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다. 아동은 태어나기 이전부터 자신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의 대상이며, 그 과정에서 권리가 고려되지 않는다면 단순히 양육 단계에서 보장된다고 해서 충분하지 않다. 국제아동권리협약(UNCRC) 제3조가 “모든 아동에 대한 모든 행위에서 최선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한 것은, 아동 권리가 단순히 결과적 환경에서만 평가될 수 없음을 강조한다. 즉, 아동이 태어나기 전·후의 결정 과정 모두에서 아동의 권리와 복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업적 대리모 계약이 성인의 욕구와 합의에 따라 설계될 경우, 아동은 애초부터 권리의 주체가 아니라 성인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위치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Anderson의 입장은 아동 권리를 계약 이후의 결과적 조건으로 축소하는 한계를 가지며, 계약 단계에서의 권리 고려와 구조적 정당성을 선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본 논문의 논거를 약화시키지 못한다. 결국 아동 권리는 출생 과정에서부터 규범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
III. 결론
이 논문은 아동 권리가 단순히 출생 이후 양육 환경에서만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 과정의 선행적 정당성과 구조적 조건에 규범적으로 의존하며, 상업적 대리모 계약은 이러한 조건을 배제·종속시키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아동 권리 실현을 근본적으로 제한한다는 점을 논증하였다. 이는 상업적 대리모 계약이 아동 권리를 단순한 사후적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기존 시각과 달리, 결정 과정 자체에서 권리 고려가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나의 논변은 상업적 대리모 계약이 아동 권리를 성인의 욕구에 종속시키는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며, 이러한 계약 구조는 아동 권리와 복리를 평가할 때 규범적 분석의 대상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주장은 상업적 대리모 계약이 아동 권리 보장을 구조적으로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지, 모든 형태의 계약에서 아동 보호 장치가 전혀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아동 권리가 계약 단계에서 충분히 규범적 우선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이후 환경에서의 보호만으로는 아동의 권리 실현을 온전히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