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과제-04 5-6단락 논증에세이 007-20 임예지

제목: 저널리즘에서 객관성(Objectivity)은 기자의 전략이기에 앞서 규범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

I. 서론

현재까지 저널리즘에 관한 연구들은 언론이 어떻게 객관적인 보도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언론에 있어 객관적인 보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객관성이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요구된다. 이와 관련하여 학계에서는 ‘객관성이 기자의 전략이기에 앞서 규범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Tuchman은 객관성이 규범적 존재보다는 기자들을 위한 전략적인 의례(Strategic ritual)라고 주장한다. 객관성은 형식이며, 기자들은 상사의 지적과 사회의 비판을 회피하기 위해 객관성이라는 절차를 형식적으로 지킨다는 것이다. 반면, Ward는 객관성을 경험적인 맥락에서 재정의할 수 있으며, 이러한 객관성은 단지 형식이 아닌 언론의 규범(Norm)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제시되어 온 상반된 주장들은 딜레마를 발생시킨다. 객관성을 전략 혹은 형식으로만 바라본다면, 형식 준수와 객관성 추구를 동일시하게 되어, 언론의 자기합리화 문제, 나아가 언론의 공적 신뢰의 토대가 약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대로 객관성을 규범으로 전제하고 그로부터 형식을 도출하려 한다면, 객관성이 규범이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의 문제와 객관성을 규범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지의 문제에 부딪힌다. 지금까지의 논문들은 해당 딜레마 지점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본고는 객관성이 기자의 전략에 선행하는 규범으로 존재하며, 보도 전략은 규범으로부터 산출됨을 논증한다. 구체적으로, 연역적 논증을 활용하여, 객관성은 저널리즘의 규범으로 존재할 당위성과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와, 규범으로서의 객관성은 이를 토대로 전략을 파생시킨다는 전제를 통해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이를 보이기 위해 다음 본론에서는 먼저 규범으로서 객관성이 필요하며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규범에 있어 전략의 후속성을 논증한 후, 첫 번째 전제에 대한 반론을 재반박함으로써 논제를 정당화할 것이다.

II. 본론

1. 객관성은 저널리즘의 규범으로 존재할 당위성과 가능성이 있다.

학계에서 규범으로서 객관성의 존재를 부정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객관성을 ‘중립적인 사실의 추구’로 정의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순수한 중립적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하기에, 객관성을 이러한 정의로 한정한다면 객관성은 성립할 수 없다. 그러나, 객관성은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규정하는 핵심 요소이기에 객관성에 대한 논의를 이 선에서 끝낼 수가 없다. 언론이 사회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신뢰의 획득이 필수적이다. 객관성은 역사적으로 사회적 신뢰를 담보하는 핵심 규범으로 기능해왔으며, 신뢰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실 제시의 일관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객관성은 불가결한 필요조건이다. 따라서, 언론의 존속을 위해서는 반드시 규범으로서 객관성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객관성을 해석을 완전히 배제하는 상태로 바라보지 않고, 경험적 해석 속에서도 누구나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사실을 제시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의된 객관성은 절대적 중립의 불가능성과 경험적 해석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기 때문에 현실적 규범으로 존재할 수 있다.

2. 규범으로서의 객관성은 전략을 파생시킨다.

규범은 사회적 주체가 이를 내재화할 때 실질적인 동기가 된다. 객관성이 규범으로 존재한다면, 기자들은 이를 내재화하여 객관성에 대한 신념이라는 내부적 동기를 갖게 되며, 이러한 규범적 동기는 기자로 하여금 교차검증, 인용문 사용, 상반된 입장 검토와 같은 보도 전략을 스스로 수행하게 한다. 반대로, 만일 Tuchman이 주장한 것처럼 객관성이 근본적으로 전략이라면 내재화된 신념은 필요하지 않으며, 기자는 단순히 대중의 비난 회피, 상사의 요구 충족과 같은 외부적 목적을 위해서만 전략을 수행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에서 기자들은 외부 압력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객관성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프리랜서 기자들, 익명으로 기사를 기고하는 기자들, 비영리 혹은 대안언론에서 글을 쓰는 기자들은 외부로부터 오는 형식적 압박이 거의 없음에도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비영리 언론 기자들의 경우, 형식적 압박에 더불어 경제적 인센티브조차 매우 적음에도 객관성을 지속적으로 추구한다. 따라서 객관성은 전략적 절차로 먼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규범으로 존재하며, 규범이 기자들에게 내재화되어 형성된 신념이 결과적으로 다양한 보도 전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3. 반론: 객관성의 경험적 재정의는 규범으로서의 성립 가능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오히려 규범과 절차 사이 혼동을 야기한다.

혹자는 기존 정의에서 중립성의 개념이 성립할 수 없었듯, 객관성을 ‘누구나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사실을 제시’하는 규범으로 재정의하더라도, ‘누구나 검증 가능한 방식’ 자체가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에 규범으로 정의할 수 없다고 반박할 수 있다. 나아가, 검증 가능성을 바탕으로 규범을 정의하게 된다면 규범과 전략 간 구별이 없어진다고 주장할 수 있다.

4. 재반박: 규범으로서의 객관성은 상호주관적 검증 가능성을 가리키며, 이는 절차와는 엄연히 구분된다.

혹자는 ‘누구나 검증 가능한 방식’을 모든 대중이 동일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의미로 암묵적으로 전제하기 때문에 객관성의 존재 가능성을 부정한다. 그러나 본고에서 말하는 ‘누구나 검증 가능한 방식’은 절대적 보편성이 아니라 상호주관적 검증 가능성을 뜻한다. 즉, 전체 구성원의 검증 가능성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 동일한 자료와 공개된 규칙에 접근한 합리적 관찰자가 유사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상태를 가리키므로, 현실 속에서도 충분히 성립할 수 있다. 이러한 정의는 객관성을 실제 언론 행위 속에서 구현 가능한 규범으로 규정한다. 이 맥락 속에서 규범은 검증 가능성을 가리키는 하나의 기준이며, 기자들은 출처 인용, 데이터 분석 등의 전략적 수단을 통해 규범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규범과 전략은 분명히 구분된다.

III. 결론

본고는 객관성이 경험적 해석 속 검증 가능성을 담보하는 규범으로 존재할 수 있으며, 이 규범이 내재화되어 구체적 보도 전략을 파생시킨다는 점에서 객관성은 근본적으로 전략이 아닌, 전략을 선행하는 규범임을 논증하였다. 또한, 경험적 재정의에 대한 반론을 재반박함으로써 규범으로서 객관성의 성립 가능성을 정당화하였다. 이는 Tuchman이 제시한 전략적 의례론이 규범적 기반을 설명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보완하며, Ward의 경험적 규범론이 제시한 가능성을 더욱 정교화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본 논의의 목적은 객관성을 세밀히 정의하는 것이기보다, 객관성이 규범으로 존재할 당위성과 가능성, 그리고 이로부터 전략이 도출된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데 있다. 이러한 결론은 언론의 책무와 공적 신뢰를 다루는 모든 담론의 토대를 제공하며, 저널리즘 윤리 규범의 재정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