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02 단문 연습 007-09 이준표
단문
로크는 노동에 의한 사유재산의 창출에 있어 다른 사람들을 위한 충분한 양이 남아있어야 한다고 논증하는데, 이는 모순적인 부분을 낳는다. 왜냐하면 ‘충분한 조건이 남아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타인을 위한 몫을 선제적으로 남겨둘 것을 요구하여, 이로 인해 긴급한 생존 전유가 필요한 상황에서 전유 자체가 금지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로크는 인간은 세계의 일부를 전유하여 유용성을 얻어야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배타적인 권리 주장을 통해 개별 인간이 생존과 안위를 위한 실질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만약 다른 사람들을 위한 충분한 양이 남아있지 않은 자연의 전유물을 생존을 위해 전유하고자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인간은 ‘자신의 생존과 안위를 도모하는 이성’에 의해 전유를 추구해야 하지만 동시에 ‘충분한 양이 남아있어야 한다’는 보조 조건을 배반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이는 가장 기본적인 경제 원리인 자원의 희소성에서 기인한 딜레마일 것이다. 예를 들기 위해 100명의 인구가 있고 하루마다 50개의 사과를 생산하며 1인당 하루 최소 1개의 사과를 섭취해야 하는 마을을 가정해 보자. 마을의 한 인간은 신이 부여한 이성에 따라 노동을 통해 사과라는 자연의 결실을 전유하고자 하지만, 49개의 사과는 남은 이들을 위한 충분한 양이 아니다. 로크의 이론에 따르면 마을의 그 누구도 배불리 먹지 못하고 항상 굶주림 속에서 살아가 결국 마을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희소성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보조 조건을 엄격히 적용하면 전유가 일어나지 못하고, 전유를 완화하면 충분한 양에 대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로크의 전유에 대한 보조 조건과 생존을 위한 권리는 양립 불가능한 요구 사이에서 긴장 상태에 있고, 전유를 정당화하는 데 있어 내적 정합성을 확보치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