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08 기말과제 초고 작성하기

  • 대상과제: 과제-08 기말과제 초고 작성하기
  • 코멘트를 제공하는 학생: 011-15 김진섬(작성자)
  • 코멘트를 받는 학생: 011-11 김태헌(코멘트를 받는 학생 이름)

코멘트

1. 표현

개별 논제들을 진술하는 문장들 표현 평가

  • 어느 문장이 필자의 논제를 진술하는 문장인지 식별하기 어렵다.
  • 논제 진술문이 참과 거짓을 명확히 판별할 수 있는 선언적 문장, 즉 명제(proposition)의 형식을 갖추지 못했다.
  • 논제 진술문이 너무 일반적이거나 모호하여 독자가 핵심 주장을 명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 같은 단락 내에서 논제를 재진술하는 문장을 찾거나 식별하기 어렵다.
  • 재진술문이 있으나 논제 진술문의 단순한 반복에 불과하다.
  • 논제 진술을 위해 문장에 도입된 핵심 용어(들)의 사용이 부정확하거나, 부적절하다.
  • 논문의 여러 지점에서 등장하는 동일한 논제의 진술문들의 표현에 일관성이 없다.
  • 논제 진술문(들)이 충분히 식별가능하고, 필자의 의도를 명확하고 일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 종합적 평가:

이 글의 중심 논제는 서론 마지막 문단에서 비교적 명확한 선언적 문장으로 제시되어 있고, 본론의 세 절 구조와 결론에서의 요약을 통해 일관되게 유지된다. “효용 극대화 기준의 한계를 비판하고 역량 기반 지표를 통합해야 한다”라는 주장은 참·거짓을 판별할 수 있는 명제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서론–본론–결론 전반에서 같은 방향의 내용으로 재진술되고 있다는 점에서 논제 표현 자체는 안정적이다. 결론에서도 “QALY의 독점 사용을 지양하고 역량 기반 공정성 지표를 통합해야 한다”는 취지로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있어, 독자가 글을 다 읽었을 때 필자가 무엇을 옹호하는지 혼동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핵심 용어 사용 역시 대체로 정확하고 일관된 편이기 때문에, 논제 문장은 충분히 식별 가능하고, 글 전반에서 의도와 방향이 일관되게 전달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논증을 진술하는 문장들 표현 평가

  • 논증의 핵심을 요약적으로 기술하는 진술문을 찾거나 다른 문장들과 식별하기 어렵다.
  • 증거/사례 진술문을 찾거나 식별하기 어렵다.
  • 논증 진술문, 이를 구체화하는 증거나 사례 등에 대한 진술문의 제시가 논제를 옹호하기에 불충분하다.
  • 논제, 논증, 증거/사례, 논제 재-진술문 각각 기능적으로 명확히 구분되어 충분히 진술되었다.
  • 종합적 평가:

논증을 진술하는 표현은 전반적으로 구조가 잘 드러나는 편이다. 특히 본론에서는 각 절의 도입부가 그 전제의 요지를 요약하는 문장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독자가 지금 읽는 단락이 어떤 논증 단계에 해당하는지 파악하기 쉽다. 또한 당뇨병 환자 사례, 희귀 난치병 환자 예시, HDI–ADL–IADL, Daniels의 공정한 절차 등은 각각 근거/사례 진술문의 역할을 비교적 명확히 수행하고 있어서, 주장 문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설명·예시가 뒤섞여 혼란스러운 느낌은 크지 않다.

다만 각 절 안에서 “전제 요약 문장 -> 설명 -> 사례 -> 부분 결론”이 한두 개의 긴 문단 안에 모두 들어가 있다 보니, 어디까지가 핵심 주장이고 어디서부터가 부연·예시인지 독자가 스스로 나누어 읽어야 하는 부담이 약간 있다. 예를 들어 각 절 말미에 “따라서, 위 논의를 통해 자원 평등의 한계와 역량 평등의 필요성이 확인된다”, “이처럼 QALY는 역량 평등을 구조적으로 박탈한다”, “이로써 역량 기반 지표 도입이 윤리적으로 필수적이고 실무적으로도 가능함이 드러난다”처럼 한 줄짜리 부분 결론 문장을 덧붙여주면, 논증 진술문과 증거/사례, 그리고 전제의 재진술이 더 기능적으로 또렷이 구분될 것이다. 현재도 논제–논증–증거/사례–재진술이 기본적으로 분리되어 있고, 특히 논증의 골격을 요약하는 문장들이 곳곳에 잘 배치되어 있다는 점에서 표현 수준은 꽤 안정적이나, 문장 길이와 단락 내부 구조를 조금 더 분절해주면 독해 난이도가 더 낮아지고 논증의 설득력이 더 강하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2. 논증

A. 쟁점 또는 딜레마 설정 평가

  • 논문의 핵심적 딜레마나 논쟁적 요소가 불분명하다.
  • 딜레마의 구조가 두 주장 간의 긴장 또는 선택의 문제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논문이 도전하는 세부 쟁점들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
  • 세부 쟁점들이 모호하거나 지나치게 넓다.
  • 세부 쟁점들을 해결하는 것이 관련 딜레마를 해소하는데 어떻게 기여하는지 알기 어렵다.
  • 논문이 다루는 딜레마와 세부 쟁점들이 명확히 정리되었다.
  • 종합적 평가:

이 글이 다루는 기본적인 딜레마는 서론에서 비교적 분명하게 제시된다. 한편으로는 공공 의료 정책이 추구해야 하는 효율성, 다른 한편으로는 Rawls와 Sen이 강조하는 공정성·역량 평등의 요구가 충돌한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독자가 이 글이 어떤 긴장 관계를 문제 삼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즉,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절대적 효용 지표를 계속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역량 평등을 위해 기준을 조정·보완해야 하는가라는 기본 구조는 비교적 잘 보이는 편이다.

다만, 이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글이 설정한 세부 쟁점(① 자원 평등 vs 역량 평등, ② QALY의 구조적 불공정성, ③ 역량 기반 지표의 도입 가능성과 필요성)이 각각 어떤 방식으로 이 긴장을 풀어가는지에 대한 역할 분담이 텍스트 안에서 조금 더 명시적으로 드러나면 좋겠다. 지금 서술에서는 각 전제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분명하지만, 예를 들어 ①이 “왜 공정성을 말할 때 역량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가”를 맡고 있고, ②가 “따라서 QALY는 이 공정성 기준에 실패한다”는 연결고리를 담당하며, ③이 “그렇다면 공정성을 이유로 실제 정책 설계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해결하는 단계라는 점이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안내되지는 않는다. 특히 세 번째 전제에서 실현 가능성을 다룬 부분이, 처음 제시된 딜레마(효율성 vs 공정성)를 해결하는 논점이라기보다 옳은 말을 하지만 실행은 어렵지 않냐는 현실적 반문에 답하는 부록처럼 느껴지는 면이 있어, 큰 딜레마와의 연결이 다소 느슨해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딜레마 자체는 분명하지만, 이 세 전제를 차례대로 풀어가는 것이 왜 이 딜레마를 해소하는 최적의 경로인지를 서론이나 각 절의 도입·마무리에서 한 번 더 잡아주면 논증의 방향성이 훨씬 선명해질 것이다.

B. 논제 설정 평가

  • 필자가 최종적으로 주장하려는 바가 불명확하거나 모호하다.
    • 최종 결론이나 그 전제가 되는 진술문들을 찾아내기 어렵다.
    • 결론과 그 전제 문장을 발견할 수 있으나, 그 의미가 불명확하다.
  • 결론(최종적 주장)의 학술적 의의 또는 사회적 중요성이 의문스럽다.
    • 논문이 주장하는 바(결론 또는 전제들)가 논쟁의 여지없이 참이어서, 이를 부인하거나 반론할 실익이 없다.
    • 이미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 논쟁의 여지가 있고 논문이 주장하는 바(결론 또는 전제들)가 참이라 하더라도, 이를 확인할 학술적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 논문이 주장하려는 바가 명확하고, 논쟁의 여지가 있으며, 이를 해명할 학술적 실익이 있다.
  • 종합적 평가:

최종적으로 옹호하려는 주장은 서론과 결론에서 일관되게 제시된다. “QALY와 같은 절대적 효용 지표만으로는 공공 의료 자원 배분의 윤리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으며, 역량 기반의 공정성 지표를 통합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핵심 결론은 참·거짓이 분명한 명제이고, 정책·윤리 실천의 측면에서도 상당히 논쟁적인 주장이다. 특히 실제 의료 우선순위 결정, 보험 급여, 희귀질환 치료 지원 등 현실 정책 영역에서 “최대 QALY vs 최악자의 역량 회복”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 글은 그 한복판에 자신의 입장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학술적·사회적 실익도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글이 기존 논쟁에 비해 무엇을 새롭게 말하는지는 지금보다 조금 더 강조될 필요가 있다. 현재 텍스트를 읽으면, Sen의 역량 평등 논지와 QALY 비판, HDI·ADL·IADL, Daniels의 공정한 과정 등 이미 널리 논의된 요소들을 정교하게 묶어내고 있는 인상은 강하지만, 이 글만의 고유한 기여 지점이 어디인지를 한 번 더 분명히 짚어주면 좋겠다. 최종 결론과 그 사회적 중요성 자체는 분명하며, 논쟁적 여지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논제 설정은 안정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C. 논증 평가

  • 논문의 핵심 주장을 옹호하는 논변의 전체적인 구조가 불분명하다.
  • 논문의 주요 추론적 전략이 불분명하거나 불충분하게 기술되었다.
  • 논문의 주요 전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한 주요 논증이 누락되었다.
  • 논문의 전제들과 결론 사이의 연역적 관계와 같은 추론적 구조가 불분명하다.
  • 제시된 논변이 옹호하려는 논제를 직접 옹호하지 못하고 있다.
  • 논문의 전제들과 결론 사이의 연역적 관계와 같은 추론적 방법의 선택이 부적절하다.
  • 논증 전략이 분명하게 기술되었고 적절하며, 추론 방법의 선택이 적절하고, 논증과 반론이 충분하고 핵심 주장을 적절히 옹호하고 있다.
  • 종합적 평가:

우선 장점부터 보면, 전제 1에서 자원 평등의 한계를 통해 역량 평등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전제 2에서 QALY가 이러한 자원 평등의 윤리적 실패를 재현함을 논증하며, 전제 3에서 역량 기반 지표 도입의 필요성과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는 흐름은 전체적으로 자연스럽다. 논증 방식도 주로 개념·규범 분석에 기반한 연역적 논변을 사용하고, 그 사이사이에 당뇨병 환자·희귀 난치병 환자 등의 사례와 HDI–ADL–IADL·Daniels를 보조적 근거로 배치하고 있어, 형식적으로는 꽤 탄탄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다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각 전제가 결론을 필연적으로 뒷받침한다고 보기에는 몇몇 고리가 다소 약하게 제시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전제 1에서 “자원 평등이 이질성을 무시해 역량 불평등을 낳는다 -> 따라서 공정성의 기준은 역량 평등이어야 한다”는 논증이 Sen을 인용해 비교적 짧게 처리되는데, 이러한 규범적 도약이 왜 정당한지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물론 분량상 모든 이론들을 다 다룰 수는 없지만, 최소한 여타 공정성 개념들이 갖는 한계를 한두 문장이라도 짚어줬다면, 전제 1이 논리적 선택지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정당화된 기준으로 자리 잡는다는 인상이 더 강해졌을 것이다.

전제 2에서도 “QALY가 낮은 QOL 집단의 치료 효과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진술에서 바로 “그러므로 공정성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어 윤리적 정당성을 근본적으로 상실한다”는 강한 결론으로 나아가는 부분이 있다. 여기서 “경향이 있다”와 “근본적으로 정당성을 상실한다” 사이에는 일정한 간극이 있는데, 예컨대 QALY 사용을 일부 조정하는 혼합 모형(역량 가중치 부여, 최악자 보호 규칙 추가 등)이 존재할 때도 동일한 비판이 그대로 적용되는지, 아니면 ‘현재의 형태로 쓰일 때’라는 조건부 비판인지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는다. 이 지점을 조금 더 세분화해서 “QALY 자체의 개념적 구조 문제 vs QALY 적용 방식의 문제”를 구분하면, 전제 2의 논증이 더 설득력 있게 다듬어질 수 있다.

전제 3에서 역량 기반 지표 도입의 “필수성”과 “실현 가능성”을 함께 다루는 방식도 추론 구조상 약간의 혼선이 있다. 실현 가능성 논의는 이런 지표를 도입하자는 윤리적 요구가 공허한 이상론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텍스트 상에서는 “가능하다 -> 따라서 도입은 윤리적으로 필수적이다”라는 식의 암묵적 연결이 놓여 있는 것처럼 읽힐 수 있다. 사실 “가능하다”는 말만으로 “그래서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지는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은 “이미 역량 평등이 공정성 기준이라면, 남는 반론은 실현 가능성뿐이고, 이 반론이 약화될수록 도입해야 할 윤리적 이유는 더 강해진다” 식으로 구조를 다시 정리해주면 좋겠다. 즉, 전제 3의 논증 자체보다, 그것이 앞선 전제들과 함께 최종 결론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를 조금 더 분명히 표현할 필요가 있다.

종합적으로, 이 글의 논증 전략은 기획 단계에서 잘 설계되어 있고, 각 전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와 사례도 비교적 충실하게 제시되어 있다. 다만 일부 핵심 전제에 대한 정당화가 한 단계씩 압축되어 있어, 독자에 따라 그 방향으로 결론이 나가는 건 이해되지만, 정말로 다른 선택지가 봉쇄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여지가 남는다. 이를 보완하면 전체 논증이 훨씬 더 치밀하고 탄탄한 연역 구조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을 참고하라.

  • 연역적 논증의 경우
    • 전제가 참이라고 가정할 때, 결론이 필연적으로 도출되는가?
    • 결론의 강한 주장(예: '유일한', '반드시' 등)에 대해 충분한 논리적 정당성을 제시했는가?
  • 귀납적 논증의 경우
    • 제시한 사례나 자료들이 결론을 일반화하기에 충분한가?
    • 귀납적 결론의 신뢰도를 평가할 수 있는 자료(통계, 사례 분석)가 명확히 제시되었는가?
  • 유추의 경우
    • 유추 대상 간의 유사성(similarity)이 결론의 관련성(relevance)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가?
    • 유사성의 한계와 논리적 취약성을 충분히 고려했는가?

3. 참고문헌의 분석과 인용

  • 인용되고 있는 학자들의 입장이 필자의 핵심 쟁점과 딜레마와 밀접한 연관이 없다.
  • 학자들의 논의 사이에서 차지하는 필자의 입장의 위상이 불분명하다.
  • 관련 학자들의 입장 정리가 단순한 나열에 그치고 있으며, 논쟁적 구조(찬반, 대비 등)가 드러나지 않는다.
  • 단순히 학자들의 단적인 주장이나 결론을 차용할 뿐, 그러한 결론에 이르기 위한 그들의 구체적인 논변을 인용하고 활용하지 않는다.
  • 쟁점을 둘러싼 실제 학술 논쟁과 그러한 논쟁에 논변을 제공하는 구체적인 문헌 사이의 관계가 부적절하다.
  • 인용된 부분이 해당 논변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보기 어렵다.
  • 권위 있고 신뢰할 만한 학술 문헌으로 뒷받침되고 있는가?
  • 인용한 학술 자료들이 정확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인용되었으며, 출처 표기가 명확히 되어 있는가?
  • 신뢰할 만한 참고문헌으로부터 주요 논변을 제기하는 핵심적인 부분이, 필자의 핵심적인 논변을 강화하거나 반론을 제시하기 위해 적절한 표기방법을 준수하며 인용되고 있다.
  • 종합적 평가: 핵심 문헌 선택과 기본적인 인용의 정확성 면에서는 기준을 충실히 만족한다. Rawls, Sen, Nord, Daniels는 공정성·역량·의료윤리·QALY 논의에서 모두 중심적 저자들이며, 해당 논문이 다루는 주제와의 연관성도 충분히 높다. 인용 형식도 비교적 정확하고 출처 표기에 문제는 없다.

그러나 문헌을 활용하는 방식에서는 다소 구조적 아쉬움이 있다. 우선, 각 학자의 논의가 글 속에서 필요한 개념을 가져오는 용도로 기능하고 있을 뿐, 필자의 논증과 문헌 간의 상대적 위치나 논쟁적 관계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예컨대 Sen의 역량 접근을 인용하여 자원 평등을 넘어야 한다는 주장을 전개하지만, Sen의 논증 자체에 대한 분석 없이 결론만 취해오는 구조여서, 문헌이 논증을 구성하는 근거라기보다는 권위 있는 배경 설명처럼 작동한다. Nord의 QALY 비판, Daniels의 공정한 과정 역시 마찬가지로, 그들의 실제 논변 구조(왜 QALY가 형평성을 침해하는지, 절차적 정당성이 어떠한 조건을 요구하는지)를 충분히 활용하기보다, 필자의 진술을 정당화하기 위한 요약적 인용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또한 Rawls는 서론에서 등장하지만 이후 논증에서 거의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않아, 문헌 간 서열 구조에서 Rawls의 위치가 불명확해지는 문제가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한계는, 문헌들 사이의 논쟁적 구조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QALY를 옹호하는 학자들과 QALY 비판자의 대립을 제시하거나, 역량 접근 내부에서의 실천적 어려움 논쟁을 정리하고 Daniels의 절차적 정의가 어떤 점에서 이를 보완하는지 연결했다면, 참고문헌의 논쟁성이 훨씬 두드러졌을 것이다. 현재는 각 학자가 필자의 논증에 필요한 조각을 하나씩 제공하는 형태여서, 문헌 사용의 깊이나 비판적 독해가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된 문헌 자체는 신뢰할 만하고, 필자의 논지와 적절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인용 형식도 정확한 편이다. 다만 문헌이 단순 요약이 아니라 논증의 일부를 적극적으로 구성하는 방식이 보완된다면, 글의 설득력과 학술적 깊이가 크게 향상될 것이다.

4. 구성

A. 서론의 구성

1. 배경 제시

  • 글이 다루고자 하는 난제,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의 실천적 필요성의 맥락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 주제와 관련된 포괄적 사회현상이나 일반적 관찰만을 나열하고 있다.
  • 학술적 맥락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중심으로 배경이 구체적으로 구성되었다.

2. 선행연구 및 학술 논쟁 소개

  • 선행연구에 대한 언급이 없거나 피상적으로 언급되었다.
  • 관련된 학술 논의의 입장을 구분해 소개하고, 각각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지 않다.
  • 선행연구와 자신이 수행하는 연구 사이의 관계가 긴밀하지 않다.
  • 기존 논쟁의 쟁점을 선명하게 소개하여 필자의 논의 진입점을 확보했다.

3. 핵심 주장(논제) 및 논증 전략 요약

  • 주장할 결론이 한 문장으로 명확히 요약되어 있다.
  • 핵심 논제가 여러 문장에 흩어져 있어 식별이 어렵다.
  • 주장을 뒷받침할 핵심 논증 전략(추론구조)과 그 논증의 실질적 내용이 명료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 주장의 근거는 나열되었지만, 결론과 논증의 긴밀성이 보이지 않는다.
  • 결론으로 나아가는 본문의 논증 전략이 간단하고 명료하게 제시되어, 독자가 본문의 논증 구조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고 논의에 대한 사전적 이해를 갖추도록 돕고 있다.

4. 서술 순서 제시 여부

  • 본론에서 논의될 주장의 전개 순서가 명시되지 않았다.
  • 논증 순서를 다소 감추거나, 모호하게 처리하였다.
  • 번호나 구문(예: 먼저, 다음으로, 마지막으로 등)을 사용하는 등, 서술 구조가 구체적으로 안내되었다.

5. 서론 작성 종합 평가:

서론은 전체적으로 문제의식의 방향과 핵심 용어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공공 의료 자원 배분에서 효율성 중심의 지표가 갖는 윤리적 위험을 지적하고, Rawls·Sen의 공정성 논의를 끌어오며 역량 평등이라는 기준을 제시하는 흐름은 타당하다. 그러나 세부 구성 요소를 면밀히 보면 강화가 필요한 지점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우선 배경 제시 부분에서 필자가 다루려는 난제—효율성 극대화와 공정성의 충돌—은 개념적 설명을 통해 제시되지만, 이 문제가 왜 지금 현실에서 긴급하게 해결해야 할 실천적 논쟁인지에 대한 구체적 맥락은 부족하다. 실제 정책 영역에서 QALY의 적용이 초래하는 갈등 사례를 간단히 언급했더라면 독자의 주의가 더 강하게 환기되었을 것이다. 현재 서론은 다소 교과서적 개념 설명에 치우쳐 있어, 문제의 시급성이나 현실적 긴장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한다.

선행연구 및 학술 논쟁 소개에서는 핵심 저자들을 언급하고 있으나, 각 학자의 논의가 어떤 쟁점에서 서로 갈리고, 그 중 어디에 필자의 논지가 자리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즉, 문헌 언급은 있지만 논쟁 지도가 그려지지 않아, 이 글이 어떤 학술 흐름 속에서 어떤 기여를 목표로 하는지 독자가 즉각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논쟁의 대비 구조가 서론에 제시되면, 필자의 논증이 그 대립 중 어느 쪽을 강화하거나 재구성하는지를 더 명확히 드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논제 및 논증 전략 제시에서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 필자는 서론 마지막 문단에서 자신의 논지를 제시하지만, 그 논지가 한 문장에 압축되지 않고 여러 요소가 길게 나열되어 있어 독자가 이 문장 중 무엇이 이 글의 최종 결론인지를 한 번 더 정리해야 하는 구조다. 또한 각 전제가 딜레마 해결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를 명시적으로 설명하지 않아 논증 전략의 실질적 내용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종합적으로 서론은 개념 정의와 문제 제기 면에서는 탄탄한 기초를 갖추고 있으나, 실천적 배경의 구체성, 선행연구의 논쟁 구조 소개, 핵심 논제의 압축적 제시, 전제와 결론의 연결을 분명히 보여주는 논증 전략 제시에서 보완이 이루어진다면 훨씬 강하고 명료한 서론이 될 것이다.

B. 본론의 구성

1. 논증의 전개 방향과 구조적 연관성

  • 결론을 옹호하는데 있어 불필요해 보이는 단락(들)이 있다.
  • 각 단락에서 주장하는 바와 결론과의 연계가 느슨하다.
  • 단락 사이에 필연적으로 다음 단락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없는 경우가 있다.
  • 주요 단락들의 논증들 사이의 관계가 상호 추론적 관계를 맺지 못하고 단순히 병렬적으로 나열되었다.
  • 특정 또는 대개의 단락의 주장은 독립된 정보 나열에 가깝고, 논증적 추론이 생략되거나 불분명하다.
  • 근거들이 중복되거나, 랜덤하게 나열되어 설득력 있는 누적적 논증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 근거의 ‘다양성’을 위해 불필요하고 긴밀성이 떨어지는 논거가 무작위로 여럿 삽입되는 경향이 있다.
  • 경쟁적 입장들 사이에 ‘다들 조금씩 맞다’는 식의 절충적 결론으로 수렴하고 있다.
  • 앞부분에는 자신의 주장을 다소 극단적이거나 단순하게 제시하고, 여러 단락의 예상가능한 반박들을 검토하여 수정하여 개선하여 마지막에 새로운 세련된 주장을 만들어 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자신의 초기 주장을 수정하는 방식.)
  • 서론 → 핵심 전제1 논증 → 예상 반론 및 재반박 → 핵심 전제2 논증 → 결론 등의 연쇄를 이루면서 각 전제들의 참이 결론의 참으로 나아가는 등, 단락들에서 드러나는 핵심 논증들이 결론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연적이고 조직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2. 예상반론 및 재반박 구성

  • 예상반론이 단순히 다른 관점이나 입장을 소개하는 데 그치고, 내 논증의 약점이나 논리적 결함을 지적하지 않는다.
  • 예상반론이 나의 논증이나 주장에 대한 개념적 수준에서의 오해에 불과하다.
  • 예상반론이 단지 결론과 관련되어 있을 뿐, 반박하려는 논증과 무관하다.
  • 반론에 대한 재반박이 피상적이거나, 단순히 “그럴 수도 있다”는 태도로 마무리된다.
  • 재반박이 반론의 핵심 주장에 도전하지 않고 이와 타협하거나 일부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제시된다.
  • 예상반론이 제기되는 단락이나 문장들의 위치가, 반박 대상이 되는 논증의 기술들의 위치와 어색하게 떨어져 있다.
  • 예상반론이 본론 내 적절한 지점에서 수행되고 있고, 내 논증의 약점이나 추론의 취약 지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으며, 재반박 역시 이와 타협하지 않고 이러한 예상반론의 논증적 취약점을 정확히 분석함으로써 내 논증의 타당성을 회복하거나 강화한다.

3. 본론 작성 종합 평가:

본론은 전반적으로 세 전제를 따라 논증을 구성하려는 시도가 분명하고, 각 절의 첫 문장이 전제의 요지를 비교적 분명히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형식적 구조는 안정적이다. 다만 전제 간의 논리적 연결, 단락 내부의 논증적 긴밀성, 그리고 반론·재반박의 역할 측면에서 개선이 요구된다.

우선, 본론의 세 단락이 결론을 향해 단계적으로 축적되는 논증 사슬을 이루기보다는, 개념 설명–문제 제기–실현 가능성 논의라는 세 개의 병렬적 정보 단락처럼 읽히는 경향이 있다. 전제 1에서 자원 평등의 한계를 제시하고 전제 2로 넘어갈 때, 따라서 QALY가 왜 자원 평등의 실패를 반복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논리가 부족해 전제가 서로 분리된 주장처럼 느껴진다. 전제 2 역시 QALY의 구조적 한계를 설명하는 데 집중되어 있으나, 이 분석이 곧바로 “역량 기반 공정성 지표를 도입해야 한다”는 전제 3으로 필연적으로 이어지는지는 텍스트 내에서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특히 전제 3의 실현 가능성 논의는 역량 기준이 현실적으로 구현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이것이 왜 역량 기반 지표를 도입해야 한다는 강한 규범적 결론을 뒷받침하는지는 한두 단계의 논증이 생략된 상태다.

또한 각 단락 내부의 논증 방식도 정보 제시 -> 예시 -> 결론적 문장이 하나의 덩어리에 응축되어 있어, 주장과 근거, 사례가 기능적으로 구분되지 않은 채 제시되는 경향이 있다. 각각의 사례와 이론적 설명이 결론을 정당화하는 데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가 더 명확히 구조화될 필요가 있다.

반론 및 재반박 구성도 논증 강화라는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전제 3에서 “역량 기반 지표는 측정이 어렵고 정책적으로 복잡하다”는 예상 반론을 소개하고 있으나, 이 반론이 전제 1과 2의 논리와 어떻게 충돌하는지, 또는 필자의 결론을 약화시키는 핵심 논점이 무엇인지가 분석적으로 진술되지 않는다. 재반박 역시 Daniels의 절차적 정당성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반론의 핵심—즉 ‘역량의 측정 가능성 부족이 정책적 타당성을 훼손한다’는 주장—을 직접적으로 해체한다기보다 절차가 정당하면 지표의 불완전성은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을 반복하는 수준에 머문다. 이는 반론과 재반박이 논증적 긴장 관계를 형성하기보다는, 필자가 이미 정해둔 결론을 강화하는 부가적 설명처럼 보이게 한다.

종합적으로, 본론은 개념적 설명과 문제 제기, 이론적 근거 제시 모두 충실하지만, 전제 간 논리적 연속성, 단락 내부 구조의 명료성, 반론·재반박의 논증적 역할 면에서 더 정교한 재구성이 요구된다. 각 전제가 결론을 향해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명확히 하고, 근거–사례–부분 결론을 기능적으로 분리해 배치하며, 반론·재반박을 실제 논증 강화 장치로 작동시키면 본론의 설득력은 훨씬 강해질 것이다.

C. 결론의 구성

1. 논의 요약

  • 본론에서 제시한 논증의 핵심 구조(전제→결론)가 요약된 문장을 찾기 어렵다.
  • 요약 문장이 본론의 내용을 과포함하거나 과소포함하여 논문의 논의 범위에 혼란이 생긴다.
  • 요약 문장이 단지 주제 소개에 그치거나, 감상적 마무리에 그쳤다.
  • 요약 문장은 과포함 또는 과소포함 없이 앞선 논의의 정리와 재강조로 마무리되었고, 이를 통해 논의의 흐름이 재구성되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2. 학문적 함의 및 기여 강조

  • 본 논의의 기존 논쟁에 대한 기여를 설명하는 문장들을 찾기 어렵다.
  • 기여에 대한 서술에서 논문이 해결한 문제의 구체적 성격을 확인하기 어렵다.
  • 기여에 대한 서술을 통해 해당 연구가 기존 연구와 어떻게 차별화되며, 어떤 점에서 유사한지 파악하기 어렵다.
  • 결론이 적용 가능한 영역이 명확하지 않다.
  • 결론이 과도하게 확대되거나, 암묵적으로 일반화되고 있다.
  • 다루지 않은 쟁점에 대해서도 본 논문이 다룬 것처럼 오해될 수 있다.
  • 함의와 기여에 대한 서술을 통해, 해당 논문이 해결한 문제의 성격, 기존 연구와의 유사점과 차별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결론이 적용 가능한 영역이 명확하고, 새로운 주장 없이, 앞선 논의의 정리와 재강조로 마무리되었다. 오해의 여지가 있는 경우 다루지 않은 쟁점에 대해서도 본 논문이 다룬 것처럼 오해되지 않도록 하는 주의적 서술이 취해지고 있다.

3. 형식적 완결성

  • 결론에서 새롭게 제시된 정보나 주장, 논증으로 인해 논의의 범위에 혼란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결론의 기능을 모호하게 만든다.
  • 결론 전반에서 요약, 기여, 함의 등의 서술에 집중하여 논문이 수행한 주장의 의미와 방향을 정리함으로써, 결론부 서술을 통해 전체 글의 함의와 의의를 분명히하며 마무리되었다.

4. 결론 작성 종합 평가:

결론은 전체 논의의 방향성을 요약하려는 의도가 잘 보이지만, 본론에서 전개한 논증의 구조적 핵심을 정확히 재현하지 못하고, 요약이 다소 장황하게 이루어지면서 과포함·과소포함 문제를 동시에 드러낸다. 전제 1·2·3을 다시 설명하고 있으나, 이때 제시되는 요약 문장들이 본론에서의 실제 논증 구조보다 조금 더 포괄적이고 강한 표현을 사용하거나, 반대로 중요한 논증적 연결고리를 단순화하는 방식으로 정리되어 있어, 독자가 이 글의 핵심 논증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를 재확인하기에는 다소 불편하다. 즉, 결론의 요약이 핵심 구조를 압축적으로 정리한다기보다는, 본문 내용을 설명식으로 다시 늘어놓는 쪽에 가까워 논문의 흐름을 또렷하게 재구성하는 효과가 약하다.

학문적 함의 및 기여 측면에서는 특히 보완이 필요하다. 결론에서는 “역량 기반 지표의 필요성”, “절차적 정당성의 중요성” 등이 언급되지만, 이러한 진술이 이 글이 기존 논쟁과 어떤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지, 어떤 설명적 공백을 채우는지, 혹은 어떤 기존 주장을 재해석하거나 확장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주지는 않는다. 이로 인해 결론의 학술적 기여가 무엇인지 식별하기 어렵고, 논문이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는지를 독자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종합하면, 결론은 글을 마무리하려는 시도가 돋보이고 전체적인 방향성은 분명하다. 그러나 핵심 논증 구조의 압축적 요약 부족, 기여·함의 서술의 모호함 등의 문제가 있어, 구조적 선명도와 학술적 설득력 면에서 개선 여지가 있다. 강한 요약과 명확한 기여 진술, 범위 제한을 갖추도록 다듬어진다면 훨씬 효과적인 결론이 될 것이다.

5. 총평

A. 표현, 형식, 구성 측면에 대한 평가

전반적으로 이 글은 상당히 안정적인 구성과 표현력을 보여준다. 먼저 표현 차원에서, 핵심 논제와 주요 전제들이 모두 참·거짓이 분명한 선언적 문장으로 제시되어 있고, 서론–본론–결론 전반에 걸쳐 큰 흔들림 없이 같은 방향으로 재진술된다는 점이 강점이다. QALY, 역량, 자원 평등, 역량 평등, 공정한 의사결정 절차 등 주요 개념들도 비교적 엄밀하게 사용되고 있어, 독자가 필자가 지금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놓칠 위험이 크지 않다. 특히 본론 각 절의 첫 문장이 그 절에서 논증할 전제를 요약하고 있어, 구조를 따라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길잡이 문장들이 잘 배치되어 있다.

다만 표현과 구성이 맞물리는 지점에서 약간의 개선 여지가 있다. 한 문단 안에 전제 요약–개념 설명–사례–부분 결론이 모두 들어가다 보니, 문단 단위가 다소 무거워지고, 독자가 스스로 주장과 예시를 구분해 읽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전체적으로 문장력은 좋지만, 논증의 기능 단위를 조금 더 잘게 쪼개어 단락을 나누고, 부분 결론 문장을 명시적으로 덧붙이는 방식으로 정리하면, 지금보다 훨씬 읽기 쉬운 글이 될 것이다.

구성 측면에서는, 큰 틀은 잘 갖춰져 있으나, 서론에서 실천적 배경과 학술적 배경의 비율이 다소 학술 쪽으로 치우쳐 있어, 이 글이 다루는 문제가 현재 의료 정책에서 얼마나 시급하고 현실적인 딜레마인지가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점은 아쉽다. 또한 서론에서 제시된 세 전제가 이후 본론에서 실제로 어떻게 딜레마를 단계적으로 해소하는지에 대한 안내가 다소 형식적으로 제시되어, 구조는 있지만, 논리적 동력은 조금 약한 느낌을 준다. 결론 역시 성실하게 요약과 마무리를 시도하고 있고, 새로운 정보를 무리하게 끌어들이기보다는 본론에서 다룬 내용을 재정리하려는 태도는 좋다. 다만 요약이 다소 장황하여 핵심 논증 구조가 한 번에 잡히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이 글이 기존 논쟁 속에서 갖는 고유한 기여 지점을 구체적으로 짚어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B. 논증에 대한 평가

논증 면에서 이 글의 가장 큰 장점은, 명확한 논제와 그것을 지지하기 위한 세 전제 구조를 의식적으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효율성 중심의 QALY 기준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역량 기반 지표를 통합해야 한다”는 결론을 위해, (1) 자원 평등의 한계를 통한 역량 평등의 정당화, (2) QALY가 그 한계를 의료 배분에 재현한다는 비판, (3) 역량 기반 지표 도입의 필수성과 실현 가능성 논증이라는 세 단계로 나눈 구도 자체는 논리적으로 자연스럽고, 이론 선택도 적절하다. 또한 각 전제마다 사례와 문헌을 곁들이며 단순한 “직감적 주장”에 머물지 않고, 나름의 이론적·경험적 근거를 배치하려는 시도도 잘 보인다.

그럼에도 연역적 설계에 걸맞게 각 전제를 필연적 연결로 만들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전제 1에서 역량 평등을 공정성의 기준으로 삼는 도약은 Sen의 권위를 통해 뒷받침되지만, 다른 공정성 개념들과 비교했을 때 왜 역량이 더 설득력 있는 기준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대조·설명이 생략되어 있다. 전제 2에서는 QALY가 낮은 QOL 집단에 불리하게 작동한다는 설명은 설득력 있지만, 거기서 바로 윤리적 정당성을 근본적으로 상실한다는 강한 결론으로 점프하는 사이에, QALY 수정·보완 가능성이나 혼합 모형에 대한 검토가 빠져 있어, 독자에게는 약간의 논리적 비약처럼 느껴질 수 있다. 전제 3에서도 실현 가능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음에도, 이것이 그래서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강한 규범적 명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추론 구조가 더 명시적으로 드러나면 좋겠다.

예상 반론과 재반박 역시, Daniels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이 지표의 불완전성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짚고 있으나, 반론의 핵심 논거를 해체한다기보다는 내 입장을 보완적으로 확인하는 역할에 머무른다. “역량은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정책에 쓰기 힘들다”는 비판에 대해, 어떤 측면에서 그 비판이 과장되었는지, 어떤 부분은 인정하되 왜 여전히 역량 기반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등, 좀 더 정교한 공방이 이루어지면 논증의 입체감이 커질 것이다.

종합하면, 이 글의 논증은 기본 설계와 방향성, 문헌 선택, 사례 배치 면에서는 훌륭하다. 다만, 각 전제의 정당화가 조금씩 압축되어 있는 상태라서, 연역적 구조를 선언한 것에 비해 정말로 다른 선택지가 봉쇄되었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 대목들이 있다. 이를 보완하면 더 설득력 있는 논증 사슬이 완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