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02 단문 연습 011-15 김진섬

단문

로크는 선점자의 무한한 전유를 막고 공동체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사유재산의 정당화 조건으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충분한 양이 공유물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 조건은 현실 세계에서 실효성을 가지기 어렵다. 왜냐하면 자원은 본질적으로 유한하고, 가치 있는 자원일수록 먼저 전유되기 때문에 남은 공유물의 양은 실제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물리적 수량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공동체 구성원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양인지 여부는 의문이다. 더욱이 화폐의 등장은 사람들이 썩지 않는 부를 무한히 축적할 수 있게 하며 이러한 문제를 심화시킨다. 이는 한정된 자원을 남김없이 전유하려는 동기를 강화하여 공유물로 남는 양을 더욱 제한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업과 화폐 경제가 발달하던 시기 영국의 인클로저 운동은 이러한 과정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당시 지주 계급은 단순히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상업적 이윤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비옥하고 생산성이 높은 토지를 사유화하였다. 이후 농민들에게 남은 토지는 규모와 생산력 면에서 이전보다 현저히 제한적이었고, 이 경우 물리적으로 토지가 남아 있었지만, 농민들의 생계와 공동체 유지에 충분한 양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로크가 제시한 ‘충분히 남아 있어야 한다’는 사유재산 정당화 조건은 논리적으로 타당할 수는 있어도 실제 사회에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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