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04 5-6단락 논증에세이 011-21 조윤진


제목: 문화 상품화는 해당 문화의 진정성을 침해하는가?


I. 서론

대중관광의 보편화 이후, 낯선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관광 상품이 부상하였다. 이러한 관광 상품이 연출되고 꾸며진 것이라는 이유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 시장이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문화의 관광상품화가 실제로 문화의 진정성을 파괴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약 문화의 상품화가 해당 문화의 진정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가정할 경우, 관광은 진정성이 결여된 거대한 속임수로 전락하게 된다. 이를 수용한다면 관광객은 관광을 하는 모든 순간마다 그들이 속고 있다는 시각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 사회에서 나타나는 관광의 양상과는 괴리가 있다. 그러나 반대로 문화의 상품화가 그 진정성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지역 사회 밖에 존재하는 행위자에 의해 주도되어 주민들의 의식을 담지 못한 관광 상품의 사례들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MacCannell(1973)은 문화의 상품화가 지역 문화적 산물과 인간관계의 진정성을 파괴하며, 이때 파괴된 진정성을 ‘연출된 진정성(staged authenticity)’이 대체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Cohen은 상품화된 산물이 획득한 새로운 의미와 기존에 해당 산물이 가지고 있던 문화적 진정성이 반드시 서로 배타적일 필요는 없다고 말하며, 문화적 산물이 상품화되면 그것의 진정성이 없어진다는 주장은 지나친 일반화라고 비판한다. 본 논문은 이러한 대립 속에서 Cohen의 입장을 옹호하며, 상품화가 의미의 소멸을 야기한다는 보편 명제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나의 논변은 연출된 체험을 경험한 관광객도 충분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것과 문화가 시간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문화의 변형이 반드시 진정성의 파괴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두 가지 논증에 토대를 둔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다음 본론에서는 진정성 개념이 갖는 특징으로 계층적 성격과 발생·가변적 성격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지역 주민이 배제된 채 외부에 의해 주도된 문화 상품화는 진정성을 파괴한다는 반론을 살펴보고 이를 재반박함으로써 해당 논제의 정당성을 강화할 것이다.


II. 본론

1. 꾸며진 문화적 체험에서도 관광객은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연출된 관광 상품이 관광객에게 왜곡된 경험을 제공한다고 해도, 이를 소비하는 관광객이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MacCannell이 제시한 관광객은 민속학자, 인류학자 수준의 엄격한 진정성 기준을 갖고 있으나, 실제로 일반 관광객들은 더 느슨하고 폭넓은 진정성 개념에 만족하기도 한다. 진정성은 이분법적 개념이 아니고 완전한 진정성에서 부분적 진정성을 거쳐 완전한 가짜에 이르는 연속선상에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Cohen은 관광객이 적용하는 진정성 기준에 따라 그들을 4단계로 구분하였다.[^1] 이는 관광객의 눈앞에서 문화가 완벽하게 재현되지 않더라도 그들은 그것을 진정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관광객들은 전통적 무늬로 장식되고 소수민족 장인이 직접 만든 공예품이라면, 그것이 다른 재료로 제작되었거나 시장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도 진정성 있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상업화된 춤이나 의례라도 현지인들이 그것을 본래와 동일하게 공연한다면 그것을 진정하다고 여길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관광객이 어떤 문화의 특징 중 일부를 진정성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면, 그 문화 전체를 진정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문화의 상품화가 곧 진정성의 소멸로 이어진다는 보편 명제는 성립할 수 없다.


2. 문화는 고정된 개념이 아니며, 시간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문화는 시간에 따라 변하기에 문화의 진정성도 가변적이고, 따라서 어떤 문화도 절대적으로 진정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어느 시점에서는 진정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던 문화적 산물이나 특징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문가들에게 진정성 있다고 인정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잉카의 제례 풍습을 쿠스코에서 재현한 인티 라이미(Inti Raymi) 축제는 관광객을 위해 인위적으로 기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후대에 진정한 지역 풍습으로 받아들여진 바 있다. 이렇듯 문화의 진정성은 시간이 지나 적절한 조건이 형성될 경우 발생 가능하다. 또한 관광객이라는 외부 대중의 개입은 문화 생산자들이 그들의 문화에 새로운 메세지를 담을 기회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 예시로, Cohen은 태국에 정착한 라오스 출신 몽(Hmong) 난민들의 상업화된 자수 작품에서 새로운 메시지를 발견하였다. 그들은 최근 역사에서 겪은 고난을 자신들의 전통 예술에 담아 세계에 알리려 하였으며, 이러한 메시지는 인류학자나 민속학자에게도 진정한 표현으로 인정되었다. 이는 문화의 변형과 진정성에 대한 인정이 배타적이지 않으며, 문화적 상품화가 반드시 해당 문화가 가진 진정성의 파괴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3. 반론: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결여된 문화 상품은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일부 학자들은 “제3세계나 소수민족 지역의 관광 상품은 주민과 문화 자원을 착취한 결과물인 경우가 대다수이며, 이때 문화는 관광객의 취향에 맞게 변형되어 진정성을 상실한다”라고 말한다. 현대 관광에서 이들의 문화는 지역 사회 밖에 존재하는 문화 중개자나 관광 기업가들이 상품화한 것이고, 이는 새로운 형태의 식민주의라고 비판받기도 한다. 문화 생산의 주체인 지역 주민들의 의식과 자발적 참여가 결여된 관광 상품은 진정성을 갖지 못하며, 따라서 Cohen의 주장은 위와 같은 사례들을 설명하기에 너무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4. 재반박: 문화적 착취는 문화 상품화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며, 해당 문화 상품에 개입하고 있는 주체들의 지배 구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반론은 문화 상품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지역 주민 착취 문제의 원인이 문화 상품화 그 자체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한다. 해당 문제는 문화의 상품화를 주도하는 외부 주체들의 불합리한 권력 구조로부터 기인하는 것이다. 문화 상품화 과정에서 부작용이 드러난다고 해서 문화 상품화가 무조건적으로 문화의 진정성을 파괴한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이다. 따라서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품화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누가 어떻게 상품화를 통제하고 이익을 취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III. 결론

이 논문은 관광객마다 요구하는 문화 진정성의 수준이 다르다는 점, 그리고 문화는 고정되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문화의 상품화가 곧 문화 진정성의 소멸로 이어지지 않음을 논증하였다. 이는 현대 대중관광의 주류를 이루는 문화 소비 양상이 본질적으로 정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와 같은 주장이 문화 차원에서 제시되는 식민주의 문제를 외면하고자 하지 않으며, 관광을 무비판적으로 찬양하지 않음에 주의해야 한다.


참고문헌 (APA 7판 스타일)

Cohen, E.H. (1988). Authenticity and commoditization in tourism. Annals of Tourism Research, 15, 371-386.
MacCannell, D. (1973). Staged Authenticity: Arrangements of Social Space in Tourist Settings. American Journal of Sociology, 79(3), 589–603.

[^1] Cohen의 관광객 구분은 다음과 같으며, 뒤로 갈수록 관광객이 적용하는 진정성 기준은 덜 엄격해진다. [1]실험적(experimental) 관광객: MacCannell이 전제한 것과 같이 엄격한 진정성 기준을 적용하는 관광객 [2]체험적(experiential) 관광객: 타인의 진정한 삶에 간접적으로 참여하려는 관광객 [3]휴양적(recreational) 관광객: 타지에서의 즐거운 회복과 휴식을 목적으로 하며 놀이적 태도로 문화적 산물을 대하는 관광객 [4]일탈적(diversionary) 관광객: 단순한 오락과 망각만을 추구하여 진정성 문제에 아예 무관심한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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