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02 단문 연습 011-11 김태헌
단문
로크가 <통치론>에서 노동을 통한 소유가 정당화되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한 두 가지는, 썩지 않을 만큼의 양, 그리고 다른 사람의 몫이 충분히 남아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여기서 충분히 남아 있어야 하는 대상은, 소유하려는 그 대상과 완벽하게 동일한 재화라기보다는 그것과 동등한 **가치**를 지닌 재화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해당 조건을 문자 그대로 적용한다면, 원하는 사람 수에 비해 그 양이 부족한 희소 자원의 경우 아무도 그 자원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심각한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과가 희소해진 상황을 가정해보자. 하나뿐인 사과를 두 사람이 원한다고 했을 때, 로크의 조건에 따르면 한 사람이 사과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때 다른 사람의 몫이 남아있지 않게 되므로 아무도 사과를 소유할 수 없다. 다음으로 세 사람에게 사과 2개가 주어졌다고 하자. 만약 한 사람이 사과 하나를 가져간다고 하면 나머지 두 사람에게는 사과 하나가 남는데, 앞서 살펴보았듯이 이는 충분히 남아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경우 역시 아무도 사과를 가져가서는 안 된다. 같은 논리를 계속 이어가다 보면, 재화의 양이 사람 수보다 적을 때 아무도 해당 재화를 소유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런데 이는 신이 인류의 이용을 위해 세계를 주었다는 로크의 기본 전제에 어긋난다.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과가 하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둘 중 한 사람이 사과를 소유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다시 말해, 만약 어떤 것을 소유함으로 인해 그 대상이 더 이상 충분히 남아 있지 않게 되더라도, 그와 같거나 비슷한 가치를 가진 대상이 여전히 공유물 중에 남아있다고 한다면 그 소유는 정당한 소유라는 것이다.통치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