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과제-04 5-6단락 논증에세이 011-02 차승철

제목: 명시된 정당성의 필요성: 인간의 무지함

I. 서론

공권력 남용 논쟁이 격화되는 상황과 더불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정당성에 대한 판단이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이어져 진영간 갈등이 깊어져가고 있다. 정치사에서 ‘무엇이 정당한가’에 대한 고찰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근대 정치에서의 정당성의 근거는 자연법에서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근대 정치철학자 홉스와 로크는 인간은 평화를 추구하며 자신의 재산을 보호받아야 한다라는 점을 공유한다. 자연법의 해석이 비슷한 맥락 속에 있지만, 정치권력의 정당성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 홉스는 ‘리바이어던’이라는 주권자에게 권력을 집중시켰다. 정당성이 주권자에게 있지만, 부패라는 위험이 있다. 반면, 로크는 권력을 신탁의 형태로 부여했지만, 인민들이 정당성을 판단하는 주체로서 판단의 근거를 추상적인 자연법으로 삼았기에 정당성의 근거가 모호하다.정당성 판단의 기준이 부재한 지금, 본 논문은 정당성을 재산의 보호라는 자연법적 목적과 절차와의 합치로 한정하고자 한다. 홉스의 견해를 통해 정당성이 명시된 사례를 보여주고 로크의 견해를 통해 자연법의 추상성을 드러내어 “명시된 정당성”으로의 연결고리로 삼고자 한다. 그 중 로크의 『통치론』의 구절을 인용하여 정당성 규정의 필요성을 나타내는 논증 방식을 가지고 있다. 본론에서 정치권력에서의 정당성이 모호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정당성을 판단하는 주체인 인민의 결함으로 이것이 왜곡될 수 있음을 밝힌다. 이후 정당성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무지함이 개입할 수 있다는 반박을 검토하고 재반박함으로써 공표된 정당성에 대해 정당화할 것이다.

II. 본론

1.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정당성을 명시해야 한다.

정당성은 누구나 동의할 수 있도록 명시해야 한다. 홉스는 인민에게 정당성에 대한 판단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그에 따르면, 주권자와의 신의계약이 아닌, 주권자에게 복종하기로 한 비대칭 계약이다. 따라서 그는 정당성을 주권자의 의지로 서술함으로써 주권자에게 부여하였다. 이는 정당성이 무엇인지 확실하지만, 실상에서는 인민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복종하고자 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한편, 로크는 정당성을 인민의 재산 보호를 근거로 한다. 인민들은 신탁의 형태로 권력을 부여했으므로 목적이 달성되지 않으면 철회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판단이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자연법은 이성(Reason)의 명령으로서, 정당성을 이성에 근거하고 있다. 이성은 실체적인 근거라기 보다는 추상적인 신념에 가깝고, 이는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를 야기한다. 허나 확립된 기준이 있다면 해석의 분산을 방지하고 그 기준으로 모을 수 있다. 그러므로 정치적 정당성은 모두가 납득이 가능한 사항으로 명시되어야 한다

2. 편파적이고 자연법에 대해 무지한 인민들에게 정당성을 규정해야 한다.

절차로서 명시된 정당성은 집행의 근거가 되어야 한다. 『통치론』9장 124절에서 “비록 자연법이 모든 이성적 피조물들에게는 명백하고 이해가능한 것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연구를 하지 않아서 그 법에 대해서 무지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편파적이기 때문에, 자연법을 자신들이 관련된 특정한 사건에 적용할 때 자신들을 구속하는 법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즉, 로크는 인민은 편파적이고 자연법에 대해 무지하다고 서술한다. 이성을 바탕으로 하는 시민사회에서 추상적인 정당성을 판단하기란 개인의 무지함으로 인해 불안정한 것이다. 만약, 인민들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입법부의 권력을 철회하고 새로운 권력을 만들었을 때, 그 권력의 정당성 또한 불안정하고 혹은 다시 왜곡된 판단으로 철회될 수 있다. 공표된 정당성을 기준으로 헌법과 법률을 명문화한다면 각자에게 편파적인 인간들 사이에서 중심이 생기고 ‘이것이 정당하다’를 알려주어 인간의 무지함을 보완할 수 있다. 나아가 어떠한 경우에 저항할 수 있다를 규정하여 저항의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즉 확립된 정당성의 근거가 있다면 인민의 결함을 보완할 수 있고 심지어 새로운 권력을 정당화할 수 있다.

3. 반론: 정당성을 명시하는 과정에서도 왜곡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해당 논증의 전제 중 하나는 인민의 무지함이다. 그렇다면 정당성을 명시하는 과정에서도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에 그 또한 정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반박이 이어질 수 있다. ‘무엇이 정당한가/정당하지 않은가’를 규정하는 것도 인간의 행위이다. 자연법에 대해 무지한 것은 인간의 특성인데, 인간의 행위에 당연히 결함이 개입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본론2에서 인용한 구절에서 로크는 ‘편파성’또한 언급하고 있다. 편파적인 성향으로 특정 신념으로 해석한다면 정치적 정당성은 이데올로기가 될 수 있다. 추상적인 신념을 바탕으로 정당성을 해석하는 과정은 주관적인 영역이므로, 왜곡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4. 재반박: 인민의 무지함은 연구를 하지 않아서이다.

이러한 반론은 무지함을 인간의 고유 특성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해당 구절에서 인민이 무지한 것은 자연법에 대해 연구를 하지 않아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법을 연구하는 대신 노동을 하며 의식주를 해결하고자 한다. 입법부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생계수단이 ‘입법행위’이며, 법률을 제정하기 위해서는 자연법을 연구한다. 그들은 자연법에 대해 높은 수준의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그들에게 오판의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더불어 ‘절차’라는 요소를 통해 왜곡 리스크를 더욱 낮출 수 있다. 인민에게 공개되는 절차는, 무지한 인민이라도 자신에게 피해가 된다는 정도는 판단할 수 있기에, 입법자에게만 유리한 정당성은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다. 즉, 정당성을 법률화하는 것은 전문가의 판단과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인간의 영역에서도 가능한 것이다.

III. 결론

본론 첫 부분에서 홉스와 로크가 논증했던 정치적 권력의 형성 과정에서 정당성의 주체가 누구인지 보았고, 다음 단락에서 로크의 구절을 통해 불안정성의 문제가 발생해서 명시된 정당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서술했다. 그 방법은 정당성을 명시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분석은 추상적인 자연법을 절차로서 구체화함으로써 자연법의 도덕률적인 성격을 법률화하고자 했다. 자신이 가진 정치적 신념에 따라 달라지는 정당성을 자연법에 합치되고 공표된 절차에 따라 행사되는 상태로 정의함으로써, 정당성 자체의 논쟁을 최소화시켰다. 해당 결론은 정당성을 어느 범위까지 구체화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해당 글은 정당성을 규정해야 한다는 점을 논증하는 과정이고, 정당성을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향후 의미있는 논쟁으로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