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본) 과제-09 기말과제 013-11 이재호
제목: 성과주의 보상체계는 공동체 내부의 유대를 저해시키는가 -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을 중심으로
서론
현대 사회의 공동체에서는 구성원에게 보상을 제공할 때 해당 구성원이 얼마나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성과를 일으켰는가를 기준으로 한다. 이는 개인의 노력과 결과를 명확히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합리적인 보상방식으로 여겨지며, 아울러 이로 인해 구성원이 더욱 적극적으로 본인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공동체가 구성원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함으로써 구성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공동체의 성과를 더욱 높여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주의 보상체계에는 오직 측정 가능한 행위나 지표만을 가치 있게 평가하는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을 유도함으로써 공동체를 단순히 성과를 창출하는 하나의 집단으로 간주하는 한계가 존재한다.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기여하는 비가시적 행위(공동체 갈등 조정, 선행적 조율), 구체적인 지표로 측정할 수 없는 행위에 대해서는 제대로 평가하지 않음으로써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에 대해서는 가치 있게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공동체 구성원들은 타인을 돌보거나 공동체 전체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행위(주로 측정 가능한 지표로 평가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에는 관심을 가질 수 없게 되고, 이로 인하여 공동체 단절이라는 결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공동체라는 맥락에서 이 문제는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공동체는 단순히 개별 구성원의 성과가 합산된 집합체가 아니라,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 신뢰, 배려, 조율, 갈등 완화와 같은 관계적 요소 위에서 유지되고 발전하는데, 만약 이를 위한 행위가 가치 있게 평가되지 않는다면 공동체의 유대는 사라질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글은 성과주의 보상체계가 공동체를 어떻게 단절시키는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에 본 글은 다음과 같은 논증구조로 성과주의 보상체계가 어떻게 공동체 내부의 유대감을 약화시키는지를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을 중심으로 분석함으로써, 성과주의가 지닌 구조적 한계를 명확히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에 대해 언급하며,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이 발생할 경우 공동체에 유대감이 저해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다. 둘째, 성과주의 보상체계는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으로 인해 비가시적 행위를 구조적으로 배제한다는 점을 드러냄으로써 이러한 구조적 배제가 어떻게 공동체 구성원의 행동 양식을 변화시키고, 결과적으로 공동체의 유대와 신뢰를 약화시키는지를 단계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본 글에서는 성과주의 보상체계의 문제를 개인의 도덕성 결여나 이기심의 문제로 환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과주의라는 제도적 틀이 어떠한 행위를 가치 있는 것으로 정의하고, 어떠한 행위를 보이지 않게 만드는지를 분석함으로써, 공동체 단절이라는 현상이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 결과임을 밝히고자 한다. 이러한 분석은 성과주의를 보다 정교하게 이해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제도 설계에 대한 재고의 필요성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질 것이다.
본론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이 공동체 유대에 미치는 영향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이란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1이란, 보상을 명확하게 제공할 수 있을 만한 측정 가능한 활동만을 가치 있게 평가하고, 그렇지 못한 활동들은 가치 있게 평가하지 않는 편향성을 말한다. 여기서 가치 있게 평가한다는 뜻이란 공동체에서 어떠한 행위에 대해 평가를 할 때, 해당 행위에 대해 단순히 물질적 보상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가 공동체를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기업 내에 한 직원이 신입 사원을 직접 교육해줌으로써 신입 사원의 업무 적응을 도와주고 팀 분위기를 안정 시키기 위해 갈등 중재도 하였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이렇게 이 직원이 기업 내에서 선행을 베풀었음에도 그것을 인정해줄 수 있는 가시적인 근거와 측정 가능한 지표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직원의 행동은 기업 내에서 가치 있게 평가받을 수 없다. 그러나, 만약 또 다른 직원이 다른 직원들과는 전혀 협력하지 않고, 오로지 기업의 매출 상승을 위해 인간성을 발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업무를 하였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이러한 행위를 기업 내에서 하였을 당시에, 기업의 매출이 상승한다면 이 직원의 행위는 가치 있게 인정받을 수 있다. 전자와 후자 모두 기업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는 데에 기여할 수 있지만, 전자의 행위는 측정이 가능한 지표가 존재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기업 내에서 가치 있게 평가 받을 수 없는 셈인 것이다. 이처럼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이란, 올바르고 인정받아야 하는 행동이라 할지라도, 보상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면 유의미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에 해당한다.
비가시적 행위에 대한 평가 부재로 인한 공동체 단절
청소 노동자과 관련된 예를 들어보자. 대중들의 청소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가시성의 부재가 노동자들의 직업환경과 사회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말할 수 있다. 아무리 청소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을 하여도 도시가 깨끗해지는 것에 대한 가시적인 수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대중들은 이러한 노동자들의 노력을 가치 있게 인정하고 평가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청소 노동자들과 대중들 간의 관계에서는 유대감을 형성할 수 없고, 그들 사이에 더욱 적대감만 키워 갈 수 밖에 없다.
김진희(2021)2의 연구를 활용해 이를 냉소주의와 연관지어 설명해보자면, 노동자가 자신의 조직 혹은 자신의 행동을 유도하는 제도 등에 대한 불신, 실망감 및 좌절감의 부정적인 태도에 해당하는 냉소주의적 태도를 공동체 내에서 지니게 되는 경우, 노동자 자신의 행위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가 저평가함으로써 자신의 업무를 소홀히 하게 된다. 이는 공동체의 분위기를 거쳐 공동체 내의 효과성에 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자신의 이해관계를 고려해보았을 때,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행동은 기피하고, 선행을 실천하고자 하는 동기가 저해되었기에 가치 있게 평가 받지 못하는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가 비합리적인 행위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저평가 인식 이전에는 공동체에 속한 내부 구성원들이 본인과 다른 구성원, 그리고 본인과 공동체의 관계를 신뢰를 중심으로 대했지만, 저평가 인식 후에는 계산적으로 대하기에 공동체 내에서 연대와 유대는 사라지고 단절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성과주의 보상체계와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의 관계
성과주의 보상체계의 원리 -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
성과주의 보상체계란, 말 그대로 성과를 이룩했을 때 보상을 제공하는 체계를 말하는데, 본질적으로 ‘측정’을 전제로 한다. 성과가 보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그 성과가 먼저 포착된 뒤 비교가 가능하며, 검증 가능한 형태로 제시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성과주의는 측정 가능한 지표를 중심으로 성과를 정의할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측정이 용이한 행위와 결과가 우선적으로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경향을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이라고 본 글에서는 명명한다.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이란, 어떤 행위의 실제 가치와는 무관하게, 그 행위가 얼마나 쉽게 측정될 수 있는지에 따라 평가와 보상의 대상이 되는지를 결정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은 단순한 평가 기술의 문제를 넘어, 성과주의 보상체계가 구조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인식의 틀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과주의는 무엇이 공동체에 기여하는가라는 질문보다는, 무엇을 측정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더 쉽게 답하도록 제도를 설계하는데, 이로 인해 성과의 정의는 점차 협소해지고, 공동체에 실제로 중요한 기여를 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측정이 어렵다면 평가의 주변부로 밀려나게 된다. 이는 성과주의 보상체계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유형의 행위를 구조적으로 우대하고 다른 유형의 행위를 구조적으로 배제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왜 비가시적 행위는 구조적으로 배제될 수 밖에 없는가? 이에 대해 두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기여자를 식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가시적 행위에 대해서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만약 특정 행위로 인해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유발한 이를 정확히 특정할 수 없는 것이다. 예컨대 위의 사례로 한 번 더 설명을 해보자면, 만약 기업 내에서 한 직원이 신입사원을 잘 교육하여 신입사원이 원활하게 일을 진행한다고 한들, 신입사원이 원활하게 일을 처리하는 이유가 직원이 교육을 잘 시켜서인지, 아니면 직원의 교육능력은 좋지 않았으나 신입사원이 이전의 본인 경험으로 인해 업무 구조를 대략적으로 알고 있거나 혹은 본래 신입사원이 똑똑하여 잘 이해하는 것일 수 있다. 이처럼 하나의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면 해당 효과를 일으킨 다양한 외부 변수가 작동하였음을 고려할 수 있기에 성과주의에서는 비가시적인 행위는 평가를 받을 때 구조적으로 배제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 비가시적 행위는 장기적 효과를 가지기 때문에 더욱 정확히 평가하기가 어렵다. 장기적 효과가 행위로 인한 효과가 일정 기간이 흐른 뒤에야 발생하는 효과를 말한다. 비가시적 행위의 효과는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로 환원되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누적적으로 나타나지만 성과주의 보상체계는 짧은 평가 주기와 즉각적 성과를 전제로 작동하기 때문에, 장기적 효과를 지닌 행위는 구조적으로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두 이유(귀속 불가성과 장기적 효과)는 공동체 내 구성원의 책임 회피와 관련된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비가시적 행위가 평가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공동체의 유지와 관계 개선을 위한 책임이 특정 개인에게 귀속되지 않기에, 공동체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개인의 자발적 노력을 약화시키며, 결국 공동체의 문제를 ‘누군가 다른 사람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전가하게 만든다. 이러한 현상은 비가시적 행위가 성과주의 보상체계의 핵심 원리와 충돌하게 유도함으로써 공동체 내부의 연대 의식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성과주의는 명확한 성과, 단기적 결과, 개인 귀속이 가능한 성과를 선호하는 반면, 비가시적 행위는 불명확한 성과, 장기적 효과, 집합적 귀속이라는 특성을 지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일치는 우연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이며, 성과주의 보상체계가 유지되는 한 지속적으로 재생산될 수 있다. 이로 인해 공동체는 점차 보이지 않는 기여를 상실하게 되고, 구성원 간의 유대는 약화되게 됨으로써 구성원 들 사이에 화합과 협력은 사라지게 됨으로써 공동체 내에서의 관계를 더욱 부정적으로 이끌 것이다.
그럼에도 성과주의는 불가피한가?
성과주의의 필요성에 대해
이에 대해 성과주의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첫째, 성과주의 보상체계는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제도라는 것이다. 비가시적인 행위에 대해 평가할 때, 객관적이고 측정 가능한 지표를 활용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해당 행위에 대한 평가는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게 되기에 평가에 대한 불공정과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비가시적 행위 역시 평가 지표로 포함시킬 수 있으며, 제도의 설계 문제일 뿐 성과주의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만약, 앞서 말한 예시에서, 직원이 신입사원을 교육시킨 행위를 객관적인 평가 지표로 삼는다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성과주의 옹호자들의 입장이다. 예를 들어 ‘A업무의 진행방식을 알려주었는가?’, ‘B업무에서의 유의사항을 알려주었는가?’와 같은 기준을 세우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비가시적인 행위에 대해서도 모두 측정 가능한 평가 기준을 만든다면, 성과주의 가능성 편향으로 인한 공동체 단절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그들은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반론은 성과주의 보상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먼저 공정성에 대한 주장은 공정성을 ‘측정 가능성’과 동일시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측정 가능한 지표로 평가한다는 것이 평가의 공정함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공정함과 측정 가능성은 엄연히 다른 범주이며, 측정이 불가한 기여라고 해서 해당 행위에 대한 평가를 배제하는 것이 더욱 불공정한 평가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비가시적 행위를 지표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성과주의로 인한 공동체 단절에 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공동체적 기여를 지표로 환원하는 순간, 해당 행위는 본래의 자발성과 관계적 의미를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위에서 말한 사례에서, 만약 신입사원을 교육 시키는 것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측정 기준이 발표된다면, 직원들은 신입사원이 잘 적응하였으면 하는 배려와 기대감이 아니라 본인의 이익을 위해 돕기 때문에, 업무에 비효율적인 팁들까지 모두 알려줌으로써, 신입사원의 업무 적응을 더 해칠 수 있다. 이처럼 타인을 돕는 행위가 보상을 위한 수단으로 전환될 경우, 해당 행위는 더 이상 신뢰와 연대를 형성하는 기반이 아니라, 또 다른 경쟁의 대상이 될 수 있기에 본래 비가시적 행위가 지닌 가치의 의미를 상실하게 될 수 있다. 이처럼 성과주의 보상체계에 대한 반론을 검토하더라도, 비가시적 행위의 구조적 배제와 그로 인한 공동체 유대 약화라는 문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성과주의 보상체계는 제도적 효율성을 제공할 수는 있으나,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과 관계적 기반을 훼손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론
본 글의 핵심 논증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공동체 내에서 비가시적 행위가 가치 있게 평가되지 않을 경우 공동체의 유대는 약화된다. 둘째, 성과주의 보상체계는 성과측정 가능성 편향으로 인해 비가시적 행위를 구조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이 두 전제를 종합할 때, 성과주의 보상체계는 공동체 내부의 유대를 약화시키고 단절을 초래하는 제도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이는 성과주의의 부작용이 아니라, 성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 그 자체에서 비롯되는 구조적 결과이다.
더 나아가 성과주의 보상체계는 공동체 내에서 관계의 의미를 변화시킨다. 성과주의에 따르면, 더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서 개인은 남보다 더 많은 성과를 이룩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공동체는 더 이상 함께 유지하고 돌보아야 할 관계적 공간이 아니라, 개인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경쟁의 장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러한 인식 전환은 구성원 간 신뢰를 약화시키고, 타인을 협력의 대상이 아닌 잠재적 경쟁자로 인식하게 되므로 공동체적 연대는 자연스럽게 해체시킬 수 있다.
성과주의 보상체계는 측정 가능성, 결과 귀속 가능성, 단기적 효과를 중심으로 평가 기준을 설정한다. 이러한 기준은 공동체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관계 조정, 신뢰 형성, 갈등 예방과 같은 비가시적 행위를 제도적 평가 밖으로 밀어내기에 구성원들은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행동을 비합리적인 선택으로 인식하게 되며, 공동체를 위해 행동할 유인을 점차 상실한다. 이는 개인의 도덕성이나 공동체 의식의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라, 제도가 구성원들의 행동 선택지를 제한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성과주의 보상체계의 문제를 인식한 일부에서는 비가시적 행위를 지표화하여 평가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비가시적 행위의 본질을 훼손할 위험을 내포하며, 공동체적 기여가 보상의 수단으로 환원되는 순간, 해당 행위는 자발성과 관계적 의미를 상실하고 전략적 행동으로 변질될 수 있어 공동체 유대를 회복하기보다는, 오히려 또 다른 형태의 경쟁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성과주의 보상체계의 문제는 단순히 평가 항목의 부족이나 제도 설계의 미비로 환원될 수 없다. 이는 성과를 중심으로 인간의 행위 가치를 판단하려는 사고방식 자체가 공동체의 작동 원리와 충돌한다는 점에서 발생하는 근본적인 문제이다. 공동체는 측정 가능한 성과만으로 유지되지 않으며, 오히려 측정 불가능한 관계적 행위들을 통해 지속되는 것을 간과한 셈이다.
결론적으로 성과주의적 보상체계는 공동체 내부의 연대를 강화하기보다는 오히려 단절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이는 성과주의가 지닌 제도적 효율성과는 별개의 문제이며,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중요한 사회적 쟁점이다. 성과주의 보상체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이유는 성과를 부정하기 위함이 아니라, 성과만으로는 공동체를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인식 위에서만 공동체의 유대와 성과주의가 지니는 보상과 관련된 제도의 효율성 사이의 균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공동체의 유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성과 중심의 평가 체계를 절대적 기준으로 삼는 태도에서 벗어나, 관계적 가치와 비가시적 기여를 존중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공동체는 단기적 성과의 합으로 유지되는 구조가 아니라, 구성원 간의 신뢰와 상호 책임이 축적되며 지속되는 관계적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과주의 보상체계는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제한적으로 활용되어야 하며, 공동체의 전반적인 가치 판단을 지배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됨을 주장하고자 한다.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은 성과의 극대화가 아니라, 관계의 유지와 회복 속에서 비로소 확보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국내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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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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