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02 단문 연습 013-05 김무성
단문
로크는 전유 과정에서 만인의 명시적 합의가 불필요하다면 독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세상에는 아직 많은 자원이 남아 있으며, 사람들이 신이 부여한 이성을 발휘해 각자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만큼만 전유할 것이기 때문에 독점이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역사격 경험에 비추어 보면 사람들이 이성의 명령인 자연법을 당연히 지키리라는 전제 자체에 의문이 생긴다.
이러한 난제는 자연법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실정법과, 이를 공공선의 증진에 입각해 집행하는 공정한 행정권력이 필요하다는 조건을 추가해 해결할 수 있다. 이는 모든 사람은 이성을 발휘해 자연법을 준수할 능력과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자기 편향, 무지, 감정 등에 의해 이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이성’은 개인이 혼자서 극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사적 이해로부터 자유로운 실정법이 필요하며, 실정법을 집행하기 위해 공공선의 증대라는 자연법을 실현하는 행정권력 또한 요구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직접 경작할 목적으로 공유지에 적당량의 농지를 조성하고 울타리를 친다면 이는 정당화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자신의 지배력을 과시하거나 이웃 농민에 대한 보복을 목적으로 마을 공유지를 전부 사유화해 울타리를 친다면 이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재지주를 금지하거나 제3자가 토지 분배를 관장하도록 하는 등의 법적 제한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독점 가능성을 부인할 때 이성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보다는 이성을 실현하도록 하는 합리적 실정법과 행정권력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성이 발휘되지 않는 예외적인 상황에서도 만인의 명시적 합의 없이 실정법적 절차로 독점을 예방하고 전유를 정당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