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과제-04 5-6단락 논증에세이 013-23 최지호

제목: 과학은 설명의 학문인가, 예측의 학문인가?

I. 서론

현대 과학은 여타 학문들과 어느 때보다도 차별되는 지위를 점하는 지배적인 학문이다. 그러나 과학이 무엇이며 그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못했다. 과학은 이제까지 현상을 설명하거나 예측하는 역할을 맡아왔기에 그 본질에 대한 학자들의 의견은 자연스레 두 갈래로 나뉘었다. 대표적으로 Hempel, Carl G.는 설명과 예측은 구조적으로 동일하나, 과학은 왜(Why?)라는 질문에 답하는 설명의 학문이며 예측은 그 부산물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1 이에 반하여 Milton Friedman은 과학의 가치는 유용한 예측에서 나오며, 가정이 현실적으로 정확한지 여부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2 본 논문은 이러한 긴장 속에서 Hanna, J. F.의 주장을 바탕으로 Hempel, Carl G.의 견해를 보충하여 과학의 본질은 추론적 진술의 생산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논변은 설명과 예측은 모두 일정한 구조의 추론적 진술로 환원될 수 있다는 점과, 현대 과학의 양상은 세부 분과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에 그 본질을 더 이상 설명이나 예측 중 하나만으로 정의할 수 없다는 논증에 토대하고 있다. 이를 보이기 위해 다음 본론에서는 설명과 예측은 시점의 차이만을 보이는 I-S model 하의 명제라는 점을 밝히고, 다음으로 목적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사회과학 분과와 자연과학 분과를 비교하며 과학은 단일한 목적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는 점을 논증할 것이다. 이어서 추론적 진술이 과학적인지 판단하는 과정에서 순환 논증의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반론을 고찰하고 이를 재반박하며 위 논제를 정당화할 것이다.

II. 본론

1. 설명과 예측은 동일한 구조를 따르는 추론적 진술로 환원된다.

과학의 모든 설명과 예측은 확률 법칙과 초기 조건, 결론으로 구성되는 I-S Model(Inductive–Statistical Model) 하의 진술로 환원될 수 있다. 확률 법칙, 초기 조건은 각각 ‘A일 때 B가 일어날 확률이 p이다.’와 ‘A가 일어났다.’는 명제로 대표되며, 이에 따라 ‘B가 일어날 개연성이 있다(p>0)/B가 일어날 개연성이 없다(p=0)’의 형태를 가지는 귀납적 결론이 도출된다. 예컨대, “오늘 비가 온 것은 기압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는 설명은 “기압이 급격히 떨어지면 p의 확률로 비가 온다.”는 확률 법칙과 “오늘 기압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조건이 “오늘 비가 왔다”는 사건과 결합되어 도출된 진술이다. 예측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늘 비가 올 개연성이 p이다.”라는 예측은 “기압이 급격히 떨어지면 p의 확률로 비가 온다.”는 확률 법칙과 “오늘 기압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조건으로부터 도출된 진술이다. 즉, 설명과 예측은 사건을 사전 혹은 사후에 다루느냐 하는 시점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동일한 구조의 추론적 진술로 환원될 수 있다.

2. 현대 과학의 목적은 단일하지 않으며, 추론의 생산이라는 본질만을 공유한다.

물리학, 생물학과 같은 전통적 자연과학은 대개 현상의 설명을 목표로 한다. 발생한 자연현상의 원리를 규명하기 위하여 가설 설정과 그에 대한 검증을 통하여 일반적인 법칙을 정립한다. 허나 컴퓨터과학이나 경제학 등 적지 않은 분과에서는 설명에 큰 중점을 두지 않거나, 예측 자체만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있다. 컴퓨터 과학의 작은 분과인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은 그 원리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음에도 높은 예측력과 그에 따르는 유용성을 이유로 계속해서 연구되며, 그에 따라 여러 개념들이 정립되고 있다. 경제학의 모델들은 대개 변수들의 과도한 단순화로 설명력은 부족하나, 그와 관계 없이 실물 변수들의 움직임을 작은 오차로 추적하고 예측할 수 있기에 계속해서 연구된다. 이렇듯 현대의 과학은 설명이나 예측 중 하나만으로 그 목적을 정의할 수 없으며, 다양한 목적이 동일한 추론 구조로 수렴한다. 즉, 현대 과학은 추론적 진술의 생산이라는 본질만을 공유한다.

3. 반론: 과학적인 추론을 정의하려면 과학이 먼저 정의되어야 하며, 이는 순환 논증을 야기한다.

일부 학자들은 모든 추론이 과학을 구성할 수는 없기에, 과학적인 추론과 그렇지 못한 추론을 구별할 기준을 세우기 위해서는 과학의 정의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는 필연적으로 순환 논증을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입장은 정확도가 아주 높은 역술인의 점과 정확도가 아주 낮은 실험적 검증을 예로 들며, 실험과 그에 대한 검증을 통한 추론을 과학적 방법론으로 분류하고 역술인의 점을 과학적 방법론으로 분류하지 않을 근거가 과학의 정의 내부에 토대하기 때문에 과학의 본질을 ‘과학적’ 추론으로 보는 것은 순환 논증이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이는 추론적 진술의 생산이 과학의 본질이라는 주장이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4. 재반박: 과학의 본질과 방법론은 서로를 정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반론은 과학적 방법론의 판단 기준이 과학의 발전 과정 중에 자연스레 정립된 것임을 간과하며, 동일 어휘의 반복을 기계적으로 순환 논증으로 분류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추론적 진술의 효과적인 생산을 꾀하는 여러 학자들은 다양한 수단을 통하여 그에 도전해왔고, 이는 실험적 방법론뿐만 아니라 연금술, 역술, 종교적 연역 등 수많은 방법론을 ‘과학적’ 진술의 후보로 고려하였다. 이 중 가장 효과적인 추론을 가능케 한 방법론들이 자연선택을 통하여 과학의 방법론으로서 자리잡아 그것이 ‘과학적’ 방법론이라고 분류되는 것이지, 방법론의 특정한 성질이 선행된 ‘과학’의 정의에 부합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III. 결론

이 논문은 설명과 예측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구조의 추론적 진술로 환원될 수 있으며, 현대의 과학은 설명이나 예측 등 하나의 단일한 목적만을 가진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과학의 본질은 추론적 진술에 있다는 점을 논증하였다. 이는 추론적 진술의 생산 여부가 학문이 과학으로 분류되기 위한 필요조건이 됨을 의미하며, 이 명제는 과학을 둘러싼 수많은 철학적 논쟁들에 하나의 새로운 기준으로써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논문은 과학의 본질을 보편적인 입장에서 검증하였을 뿐이지, 과학자 개개인의 개인적인 동기와 의견은 상이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참고문헌

Hempel, Carl G., and Paul Oppenheim. 1948. “Studies in the Logic of Explanation.” Philosophy of Science 15 (2): 135–175.

Friedman, Milton. 1953. “The Methodology of Positive Economics.” In Essays in Positive Economics, 3–43.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Hanna, J. F. 1969. “Explanation, Prediction, Description, and Information Theory.” Synthese 20 (1/2): 158–173.

  1. Carl G. Hempel and Paul Oppenheim, Studies in the Logic of Explanation, Philosophy of Science 15, no. 2 (1948): 135. 

  2. Milton Friedman, The Methodology of Positive Economics, in Essays in Positive Economics (1953), p.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