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03 쟁점과 딜레마 분석 013-22 장종윤

1. 관심 주제 및 일반적 배경

이 글은 기술결정론과 기술의 사회적 구성이라는 오래된 논쟁을 AI라는 특수한 기술 맥락에서 다시 점검한다. 기술결정론은 기술이 고유의 논리와 방향성을 따라 진보하며 사회를 바깥에서 밀어붙인다고 본다. 반대로 기술의 사회적 구성은 기술의 의미와 경로가 발명가와 기업, 정책과 제도, 사용자 집단과 문화적 맥락 같은 사회적 요인에 의해 함께 형성된다고 본다. 역사적 사례 연구들이 축적되면서 일반적으로는 사회적 구성의 설명력이 더 높다는 평가가 널리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AI는 소프트웨어라는 형식과 서비스형 제공 방식, 데이터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 낮은 복제 비용 같은 특성 때문에 락인과 비가역성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예외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운영체제처럼 한 번 생태계에 들어가면 앱, 계정, 결제가 묶여 바꾸기 어려운 상황을 락인이라고 한다. 이러한 특성은 사회가 기술을 통제하고 재설계할 수 있다는 구성주의의 전제를 실제로는 약화시키며, 결정론적 함의를 부분적으로 다시 유효하게 만든다. 이에 대해 AI가 왜 기존의 사회적 구성 논리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지 살피고, 그로부터 어떤 논쟁과 딜레마가 파생되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2. 논쟁 중인 학술적 쟁점 (Core Issue)

주요 쟁점:

AI의 락인 속도가 사회의 재설계 속도를 앞지르는가?

상반된 입장:

  • 새로운 기술 결정론자들은 AI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형 제공 방식(SaaS), 데이터 축적과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경로의존을 급격히 강화하므로 통제의 기회가 빠르게 닫힌다고 진술한다. 따라서 사회는 초기에만 AI의 통제를 성공할 수 있으며, 만약 시기를 놓친다면 규제가 기득권에게 포획되며 오히려 락인이 강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기술의 사회 구성주의자들은 기술 궤적은 불충분결정적이며 사회가 공동 인과 요인으로 개입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진술한다. 민주적 합리화와 재맥락화, 제도 설계를 통해 데이터 이동성과 상호운용성을 높이고 표준과 거버넌스를 조정하면 락인의 강도를 약화시켜 통제를 현실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기술 결정론자들과는 다르게 시급성보다는 민주적 절차의 신뢰성을 더 중요하게 본다.

  • 두 입장은 모두 AI의 특수성을 인정하지만 전자는 그 특수성의 락인이 심해지면 사회적 통제를 무력화한다고 보는 반면, 후자는 그 특수성이 크더라도 적절한 제도적 개입을 통해 통제 가능성이 유지된다고 본다는 점에서 갈린다.


3. 촉발되는 딜레마 또는 난제 (Dilemma / Hard Question)

  • 딜레마: 만약 AI의 락인과 비가역성을 우려해 새로운 기술 결정론자들처럼 초기에 통제를 시도하는 경우, 통제의 완전성과 신뢰성이 훼손되며, 최악에는 통제가 포획되어 락인이 강화된다. 반대로 민주적 절차의 신뢰성을 우선으로 접근하면 통제 집행의 지연으로 초기 락인을 원활히 제어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

  • 질문: 초기 개입의 시급성과 민주적 절차의 신뢰성을 고려해, 초기 구조 설계와 지속적 절차 개입을 어떤 조합과 속도로 설계해야, AI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가?


4. 관련 학자 및 입장 정리

학자명 대표 저작/논문 입장 요약
Jacques Ellul The Technological Society (1964) 기술은 고유한 자율 논리로 팽창하며 사회를 압도할 수 있다는 결정론적 우려를 제기한다. (초기 개입/결정론 축)
Robert L. Heilbroner “Do Machines Make History?” (Technology and Culture, 1967) 기술이 사회 변동의 우세한 인과력이 될 수 있다는 연성 결정론을 옹호한다. (초기 개입/결정론 축)
Paul A. David Clio and the Economics of QWERTY (AER, 1985) 초기 선택이 경로의존과 락인을 낳는 메커니즘을 경제사적 사례로 제시한다. (초기 개입/결정론 축)
Bijker, Hughes, Pinch The Social Construction of Technological Systems (1992) 기술의 의미와 경로는 사회적 행위자와 맥락이 함께 만드는 것으로 단일 인과의 결정론을 약화시킨다. (지속 절차개입/SCOT 축)
Andrew Feenberg Questioning Technology (1999/2009), “Democratic Rationalization” (2010) 참여와 표준, 책임성 같은 제도 설계를 통해 기술 방향을 민주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본다. (지속 절차개입/SCOT 축)
Bruno Latour Reassembling the Social: An Introduction to Actor-Network-Theory (2005) 인간, 비인간을 모두 행위자로 보며 네트워크의 공동 인과 속에서 기술과 사회 변화를 설명한다(ANT). (지속 절차개입/SCOT 축)

5. 나의 문제의식 (초기 주장의 방향)

기술의 사회구성주의자들과 기술 결정론자들의 논쟁은 표면상으로는 기술의 사회구성주의자들이 이긴 것으로 끝맺음 되는 듯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AI가 이 논쟁에 다시 불을 지핀다. AI는 락인 효과와 그 자체의 특성으로 일부 기술 결정론적인 함의를 현대에 다시 이끌어내며, 사회의 통제 가능성에 의문을 던진다. 이에 대해, 사회의 통제 가능성을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새로운 기술 결정론자들이 등장했으며, 이들은 시급한 통제 구조의 설계를 주장한다. 반면 기술의 사회구성주의자들은 민주적 절차의 합리성으로 락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았고, 시급한 통제는 잘못된 경우 오히려 락인을 강화하는 점을 지적했다. 나는 두 입장 중 새로운 기술 결정론자들의 입장을 우선시되어, 통제가 민주적 함의를 완벽히 갖추지 못했더라도 시급히 결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할 것이다. 논증문에서는 AI 이외의 기술에서 나타나는 락인 효과와 여러 특성을 다루는 자료를 바탕으로, AI가 모멘텀을 형성한 이후에는 통제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논증할 것이다.


6. 참고문헌

  • Héder, Mihály. “AI and the resurrection of Technological Determinism.” Információs Társadalom XXI권 2호 (2021), 119–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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