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03 쟁점과 딜레마 분석 013-10 김준이

1. 관심 주제 및 일반적 배경

의학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생명을 과거보다 훨씬 더 오래 연장할 수 있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회복 불가능한 고통 속에서 연명치료가 이루어지는 상황을 낳았다. 이 과정에서 존엄사, 즉 환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소극적 안락사의 개념이 등장했다. 이때 제기되는 핵심적 질문은, 인간이 단순히 ‘살 권리(right to life)’뿐만 아니라 ‘죽을 권리(right to die)’ 또한 갖는가 여부이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란 개인의 자기결정권, 국가의 생명 보호 의무 등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존엄사는 생명과 존엄을 비롯한 헌법적 가치와 맞닿아 있는 문제로 여겨진다. 나는 인간의 존엄으로부터 ‘죽을 권리(right to die)’가 어떻게 도출되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조건적 통제가 어떻게 수반되어야 하는지를 규범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2. 논쟁 중인 학술적 쟁점 (Core Issue)

주요 쟁점:

인간은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는가?

상반된 입장:

  • Jonathan Treem (2023)은 조력사망의 요청이 윤리적으로 수용 가능한 경우들을 제시함으로써, 기본적으로 죽을 권리의 개념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 반면, Ilaria Bertini (2025)는 자율성만으로 죽을 권리를 도출하는 충분한 근거가 되지 않으며, 죽을 권리는 관계적,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고 비판한다.
  • 이 논쟁은 자기결정권, 존엄, 생명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관련되어 있다.

3. 촉발되는 딜레마 또는 난제 (Dilemma / Hard Question)

  • 딜레마:
    • 죽을 권리를 인정하면, 회복 불가능한 고통 속에서 개인이 자율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에게 죽을 권리가 있다는 견해를 수용하면, 인간의 생명은 불가침하다는 기존의 견해와 충돌을 낳게 된다.
    • 그러나 불가침의 영역에 있는 “생명”의 가치를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생명 유지로 바라본다면, 단지 바로 앞의 단기간동안 생명을 형식적으로 유지하는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불가침의 생명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
  • 과제 질문: 그렇다면 죽을 권리에 대한 제도적 인정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죽음을 선택할 권리는 어떤 조건과 한계 속에서 결정될 수 있는가?

4. 관련 학자 및 입장 정리

학자명 대표 저작/논문 입장 요약
Braun, E “An autonomy-based approach to assisted suicide: a way to avoid the expressivist objection against assisted dying laws” (2023) 자율성에 기반해 조력사망을 정당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조망하며, 절차적인 조건을 엄격하게 설정하는 방식으로 제한적 허용을 주장한다.
Bertini, I “The Right to Die: Autonomy at the Limits” (2025) 자율성만으로 죽을 권리를 정초할 수 없으며, 인간의 생명을 결정할 권리를 규범화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
Deliens, L “Assisted Dying and the Slippery Slope Argument—No Empirical Evidence” (2025) 죽을 권리를 제도화할 경우에 존엄사가 남용될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미끄러운 경사 위험의 발생 가능성이 실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Fox, B. M., & Braswell, H. “In Defense of “Physician-Assisted Suicide”: Toward (and Back to) a Transparent, Destigmatizing Debate”(2024) 조력사망에 대한 낙인을 제거하고, 투명하고 제도화된 논의가 필요하다.

5. 나의 문제의식 (초기 주장의 방향)

나는 죽을 권리를 단순히 개인의 고통을 덜어주는 의료적 선택지로 국한하는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죽을 권리는 자기 생명의 마지막 모습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로, 인간의 존엄 및 자기결정권을 관통하는 규범적 권리이다. 따라서 더이상 인간의 생명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개인이 스스로 삶의 마지막을 결정할 권리가 죽을 권리로 인정되어야 하며, 이를 제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국가가 생명 보호 의무를 과도하게 해석하여 개인의 존엄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논증문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Braun의 자율성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Deliens의 실증 분석 연구를 통해 죽을 권리가 충분히 제도화된 틀 속에서 보장될 수 있음을 보일 것이다.


6. 참고문헌

  • Treem J. (2023). Medical Aid in Dying: Ethical and Practical Issues. Journal of the advanced practitioner in oncology, 14(3), 207–211.
  • Braun, E. (2023). An autonomy-based approach to assisted suicide. Journal of Medical Ethics, 49(7), 497–502.
  • Bertini, I. (2025). The Right to Die: Autonomy at the Limits. Voices in Bioethics, 11.
  • Deliens, L. (2025). Assisted dying and the slippery slope argument—No empirical evidence. JAMA Network Open, 8(4).
  • Fox, B. M., & Braswell, H. (2024). In Defense of “Physician-Assisted Suicide”: Toward (and Back to) a Transparent, Destigmatizing Debate. Cambridge Quarterly of Healthcare Ethics, 1–12.
  • Pariser, E. (2011). The Filter Bubble: What the Internet Is Hiding from You. Penguin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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