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주차 (2차시) 논증적 글쓰기란?
논증적 글쓰기는 논리적인 구조를 통해 주장을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 논증이란 무엇인가?
- 논증적 글쓰기의 요소
1. 좋은 논증적 글쓰기의 조건에 대한 서구적 ORTHODOXY
서구의 문헌과 논문에 요구하는 형식이나 내용들을 고려해 볼 때, 서구적 학문 전통은 좋은 논문에 대한 곧 전개할 다음과 같은 이해방식(conception)을 토대로 형성되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나는 이 문헌/강좌에서 서구적 학문 전통과 그 논문에 대한 이해방식에 관한 이와 같은 나의 주장과 논변의 건전성을 엄밀한 비판적 기준을 가지고 탐구하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의 최종적 목적은 서구적 전통에 대한 암시된 나의 관찰(observation)이 옳다는 가정 하에, 현실에 맞는 페다고지컬한 논증적 글쓰기의 실천적 교육 방법을 제시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나의 주장이나 논변의 건전성을 약화시키는 여러 비판들은, 논증적 글쓰기 교육에 대한 나의 제안들에 대한 비판과 긴밀히 연결될 것이다. 내 논제들과 논변들은 매우 거칠고 성긴 것이어서, 예상되는 이러한 비판들에 매우 취약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이 글은 ‘좋은 논문’의 개념이 전제해야 할 논문의 좋음이라는 속성조차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글쓰기와 비판적 사고 교육 방법론의 발전을 위해 나의 거친 논제들과 논증들에 대한 비판적 논의도 함께 활발해 지기를 기대한다.
좋은 논문이란?
대표적인 설명에 따르면, 좋은 논증적 글쓰기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다고 설명된다:
- 명확한 전제(들)로부터 논리적 단계를 거쳐 결론을 도출하는 글.
- 쟁점을 발견하고, 설득력 있는 논증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
이와 같은 설명은 지나치게 간략해서, 그 함의나 이를 도출한 전제들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 다음에서 좋은 논문에 대한 이와 같은 대표적 주장을 이끌어 온 암묵적인 이해방식을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유용성 논제와 좋은 논문의 네 가지 덕목
좋은 논문의 덕목을 확인하는 것은, 좋은 논문이 갖추어야 할 구성적 요소들을 발견하기 위해 특히 필요하다. 이 덕목들은 지식(앎, knowledge/episteme) 창출의 (사회적) 유용성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전제적 덕목으로부터 발견될 수 있다. 이 강의 또는 글은 앎의 그 자체로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서는 깊이 탐구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이 유용성 개념을 넓게 이해하되, 편의상 사회적 유용성으로 제한된 주장으로 이해하거나 어떤 공리주의적 전제를 염두에 두어도 무방하다.
(유용성의 예)
- 사회적 공리에 기여하는가? 새롭고 창의적인 지식을 제공하는가?
- 이미 해결된 문제가 아닌가?
- 더 나은 해결책을 제공하는가?
위 논문의 사회적 유용성 논제(“좋은 논문은 사회적으로 유용해야 한다.”)와 다음의 네 전제들로부터, 좋은 논문은 아래와 같은 네 가지 덕목을 또한 가져야 한다는 것이 차례로 도출된다고 간주될 수 있음.
- 전제1: 어떤 앎이 사회적으로 유용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사람들(또는 독자들)이 알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 문제를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해결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 전제2: 어떤 앎은 그 앎을 명료하게 표상하는 언어적 형식의 명제로 표현되어야 사회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 전제3: 앎을 표상하는 명제는 논리적으로 정당화되어야 사회적으로 유용하다.
- 전제4: 동일한 명제와 정당화들은, 이들을 실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독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달될 때 사회적으로 유용하다.
- 문제 해결적 앎의 제공: 좋은 논문이 제공하는 앎은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해야 한다.
- 평가 예시: 필자가 주장하려는 바가 어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 누구나 동의하고 있고, 충분히 공유된 명제의 참임을 재확인하는 것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이와 같은 주장에 유의미한 반론이 가능한가? 충분한 쟁론이 존재하며, 이를 해결하는데 방해가 되는 어떤 난점들이 있는가? 즉, 필자는 딜레마라고 부를 만한 문제에 도전하고 있는가?
- 명료한 논제(thesis)의 존재: 좋은 논문에서 필자는 그 논문을 통해 주장하는 명제를 명료한 언어적 형식을 갖추어 선언해야(declare) 한다. 이런 명제를 선언한 진술을 ‘논제 진술문(thesis statement),’ 간략히 ‘논제(thesis)‘라고 부른다.
- 평가 예시: 필자가 주장하려는 바가 명료한 문장으로 진술되고 있는가?
- 논제의 논리적 정당화: 논문의 논제는 논리적인 방식으로 정당화되어야 한다. 이를 ‘논증(argument)‘이라고 부른다.
- 평가 예시: 논증이 논리적으로 타당한가? 전제와 결론이 일관된 논리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
- 전달과 설득의 효율성: 논문의 논제와 이를 정당화하는 논증들은 적절한 독자들에게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이러한 효과와 효율을 보장하기 위해 ‘논증적 수사학(argumentative rhetoric)’의 연구성과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 평가 예시: 같은 내용(논제와 논증)을 다른 방식으로 전달할 때 보다 효과적, 효율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하는가? 강하게 정당화된 명료한 명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약하거나 잘못 정당화되거나 불명료한 명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태도를 불러일으키도록 구성되었는가? 아니면 그 반대로 논증적 약점과 불명료성을 은닉하는 방식으로 표현되었는가?
2. 좋은 논문을 쓸 수 있게 해 주는 역량: 쟁점 발견 역량과 논증 역량
그렇다면 위와 같은 글쓰기를 수월하게 해 주는 역량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이에는 해결해야 할 사회적으로 유용한 문제를 발견하고 식별해 낼 역량과, 그러한 유용한 문제를 해결할 역량이 있다. 실천적 상황에서 전자는 쟁점 발견 역량, 후자는 논증 역량 으로 주로 집약된다. 이 글에서 이 둘을 통틀어 ‘논증(적) 역량’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을 것인데, 주로 다음의 ‘수사적 역량’과 대조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한편, 쟁점을 잘 발견하여 이를 해결하는 논제를 잘 제시하고, 그러한 논제를 잘 정당화하더라도, 이를 독자들에게 효과적 또는 효율적으로 전달하는데 실패할 수 있다. 수사적 역량 은, 논문이 담고자 하는 내용인 논제와 논증을 적절한 독자들에게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 같은 내용을 전달하더라도, 무엇을 어떤 순서로 제시하고, 보다 친절하거나 엄밀한 용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독자에게 그 내용을 전달하는 효과에 큰 차이가 있다.
흔히 ‘글쓰기 능력’이나 ‘문해력’이라는 표현으로 우리 사회의 논증적 글쓰기 능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를 수사적 역량을 언급하는 것으로 암묵적으로 전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암묵적 전제는 많은 ‘글쓰기 강좌’에서 수사적 역량을 배양하는데 치중하게 만드는 심리적 경향을 이끌어 왔고, 실제로 많은 교육기관들은 글쓰기 교육 자원을 수사적 역량 배양 교육에 투입해 왔다.
이 글에서 구분한 논증 역량과 수사적 역량이 뇌과학이나 심리학적 차원에서 명료하게 구분될 수 있는 어떤 기능을 발현할 잠재력으로 제안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명료한 논제를 적확한 언어적 표현으로 제공할 역량은, 수사적 역량 뿐만 아니라, 자신의 논의가 가지고 있는 학술적 위상을 정확히 이해할 능력을 요구하고 이에는 당연히 제안자의 논증 역량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적어도 페다고지컬한 차원에서, 두 역량을 구분할 실천적 의의는 충분하다. 필자의 많은 교육 현장 경험에서, 학생들은 두 역량에서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우리 대학을 포함하여, 초증등 교육과정을 비롯한 다양한 글쓰기 교육 기관의 교육 입력 자원이 대부분 수사적 역량 배양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은 거의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재는 어떤 간과된 중요한 수사적 역량을 배양하기 위한 지침도 제공할 것이다. 필자가 수사적 역량보다 논증적 역량을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수사적 역량과 관련된 부분을 본서에 구성한 의도는, 단지 논증적 글쓰기에 대한 종합적이고 완결적인 교재를 제공하기 위해 이미 시중에 유통되는 다양한 글쓰기 교재에 있는 수사학적 지침들을 반복하려는 것이 아니다. 제3부에서 제공되는 수사학적 역량을 배양하는 지침은 주로 이 글이 ‘논증적 수사학’이라고 부르는 수사학적 요청에서 요구되지만 간과되거나 심지어 오해된 것들을 해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논증적 수사학은, 학설들에 대한 나열적인 단락 구성을 지양하고, 각 단락들을 논증 구조에 따라 필연적인 방식으로 구성할 것을 제안하거나, 예상반론 단락 구성에 대한 오해를 해명한다. 또한 논문의 유용성 논제에 부합하는 정합적인 수사적 방법론의 제안이 없다면, 독자들은 좋은 논문에 대한 구상화된 이미지를 형성하기 어려울 것이며, 적절한 템플릿 교육이 논증적 글쓰기 교육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주장은 충분히 수긍할 만하기 때문이다(참조, “They Say/I say”). 이를 위해 아키타입에 해당하는 논문의 수사적 구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3. 논증(argument), 지식(knowledge) 개념의 서구적 이해방식
- 한국적 ‘깨달음’ 개념과 서구적 ‘진리’ 개념의 차이를 인식할 필요가 있음.
- 지식/앎(knowledge, episteme)이란? 서구 철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정당화된 참인 믿음(Justified True Belief, 약칭 ‘JTB’)’이 앎의 필요충분조건으로 이해되어 왔음. (물론 이에 대해,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주목할 만한 반론이 제기되었음. 참고: Edmund Gettier, “Is Justified True Belief Knowledge?,” 1963)
- 논증적 글쓰기는 ‘논리적 정당화’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확립하는 과정.
(1) “I believe that … “ 문장의 구조
키워드: 명제, 정당화되지 않은 명제에 대한 태도
(2) 정당화된 참인 믿음으로써의 앎
키워드: 에피스테메(episteme)와 독사(doxa), 동아시아의 깨달음 개념, 서구의 ‘지식’ 개념에 대한 오해 해소.
4. 페다고지: 글쓰기 교육의 방향
- 그 동안의 글쓰기 교육 방향이 OPINION 글쓰기 모델과 상당히 멀어져 왔다는 사실을 교육자들이 공유할 필요가 있음.
- 학생들의 논증적 글쓰기 교육에는 논리적 타당성과 건전성을 평가하는 역량 계발이 병행되어야 함.(논리학 연구 성과를 글쓰기 과정에 의식적으로 반영할 필요.) 다양한 유형의 필자의 논제를 입증하기 위해 어떤 논리적 추론 모델이 각각 적절한지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줄 준비를 해야 함.
- 기여할 유용성이 있는 학술적 쟁점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하고, 이에 도전을 제기하는 자신의 주장을 명료한 명제 형식으로 선언할 수 있어야 하며, 적절한 논증적 수단을 동원하여 정당화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함. 이를 위해서는 방임형 토론 모델이나 제안형 개입자 모델을 지양하고, 모순을 지적하는 개입자로써 엘렌쿠스 방법에 대한 교정된 이해가 필요함.
- 학생들은 논증문을 작성할 때, 어떤 단락을 어떻게 채워야 할 지를 고민하고 있음. 제안할 중요한 논제와 논증이 이미 구성된 필자들의 경우 필연적인 방식으로 단락들을 자신있게 구성할 수 있도록, 수사적 교육에서 글쓰기 교육자들이 논증적 수사학 모델이나 논증적 글쓰기에 적절한 템플릿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함.
- 이는 IMRaD 와 같은 학술적 표본에 대한 교육과는 일응 구별됨.
- 특히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계열의 학생들에게, IMRaD 형식에 맞게 각 항목의 요구사항을 식별하여 적절히 구성하는 능력과, 자신만의 고유한 논제와 논증을 구성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량이 구별된다는 점을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음. 자신이 학계에서 유의미한 문제를 설정하고, 적절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하며, 해당 실험의 결과의 함의를 분석하는 역량과, 반복적으로 수행되는 실험의 결과를 IMRaD 요건에 맞게 배분하는 역량은 매우 다르지만, 많은 학생들이 후자의 유려함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음.
5. 소결: 논증적 글쓰기 역량 배양의 주요 실천적 초점
- 비중: 글의 수사적 구조보다 ‘내용’, 즉 논문에서 제시할 논제와 논증을 확립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함. 일단 수사적 역량보다는, 쟁점발견 역량, 논증 역량을 배양하는데 더 주력.
- 리서치 과정에서 논증 요약의 중요성: 연구와 리서치는 단순한 정보 수집이 아니라, 논증을 분석하는 과정이어야 함.
- 논리학적 지식을 글쓰기에 의식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력 병행.
- 반론 및 예상반론에 대한 오해 극복.